“잘해 나갑시다” 주스 축배/남북한 외무 첫 접촉 안팎

“잘해 나갑시다” 주스 축배/남북한 외무 첫 접촉 안팎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1-10-02 00:00
수정 1991-10-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핵협정 빨리 체결해야죠”/이 외무/“부시 핵감축 발표 좋은일”/김 부장/곧 공식회동 갖기로

○…이상옥외무장관과 김영남북한외교부장의 첫 회동은 이날 하오 1시30분 유엔총회 회의장 4층 대표단 식당에서 케야르사무총장이 각국 대표들을 위해 마련한 오찬에 앞서 열린 칵테일석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장관은 이날 하오 1시10분쯤 오찬장에 도착,각국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던중 김외교부장이 1시20분쯤 입장하는 것을 보고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넴으로써 역사적인 남북외무장관의 첫 상견례가 이뤄졌다.

이장관은 『김부장이시지요,한국의 외무장관 이상옥입니다』라고 인사를 했으며 김부장은 이장관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

이장관은 김부장과 가벼운 인사말을 나누던중 유엔본부소속 카메라 기자들이 다가오자 『비록 오렌지주스이지만 이렇게 만났으니 축배를 들자』고 제의,두사람은 『앞으로 잘해 나갑시다』라며 건배.

○…김외교부장은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인 하오 2시20분쯤 먼저 자리를 떴는데 오찬장 입구에서 우리측 기자들에게『바빠서 먼저 간다』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직행.

김부장은 『이장관과 만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족끼리인데 시간날 때 자주 만나야지요』라고만 답변한 채 구체적 언급을 회피.

○…이날 오찬에는 연형묵 총리도 참석했으나 이장관과 연총리간의 만남은 불발.

이장관은 오찬이 끝난뒤 연총리가 오찬장을 나서는 것을 보고 인사를 나누려고 다가 가던중 무가베 짐바브웨대통령과 마주쳐 잠시 얘기를 나누고 연총리를 찾아보니 이미 오찬장을 떠난 뒤였다는 것.

이날 이장관과 김부장 사이에 오간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장관=우리가 유엔에 함께 들어 왔으니 앞으로 유엔내에서 서로 협조해야죠.

▲김부장=그렇게 해야죠.무엇보다 단일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장관=단일의석은 통일이 되면 당연히 이뤄진다고 봅니다.그것에 앞서 통일이 되도록 노력해야지요.통일을 위해서는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지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김부장=통일지향적으로 노력해 나갑시다.

▲이장관=연총리께서 2일 하실 기조연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핵안전협정을 빨리 체결해야지요.

▲김부장=(즉답을 회피한채) 부시미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좋은 일이지요.

▲이장관=협정체결을 빨리 하는 것이 북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기회 있으면 다시 만나 얘기하시죠.

▲김부장=그러죠.좋습니다.<뉴욕=임춘웅특파원>
1991-10-02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