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의 능력」이란 말이 있다.문화와 사회,특히 대중문화의 사회를 논의하는 영역에서는 입버릇처럼 쓰는 기초적 개념이다.1936년 세계에서 최초로 유급휴가제를 실시했던 프랑스는 그때 이미 「여가의 능력」을 사회적 명제로 삼았었다.60년대에 이르면 아마도 사람들은 금요일부터도 놀수 있게 될것이다.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지내게 될까.이 단순하고도 복잡한 질문의 답이 바로 「여가의 능력」이었다고 할수 있다.◆어떤 능력인가.초기에는 이것이 문화예술프로그램들을 더 잘 향유하는 능력으로 해석되었다.질좋은것과 질나쁜것을 가려낼줄 알고 진실로 삶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들을 읽을줄 알며 이렇게 함으로써 대중문화적 폐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줄 아는 문화감수성을 가지게 하자.그렇게 한다면 상업주의적 퇴폐문화로부터도 탈출시킬수 있고 무의미한 시간의 낭비로만 여가를 쓰는 일반적 양상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았던 것이다.◆그러나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대중문화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부추겨 이곳 저곳 집단적으로 이끌려 다니게 하고 또 산업체계는 더욱더 신기한 생산품을 만들어내 충동구매로 이끌고 있다.그러니 보다 개개인이 개성적으로 살수 있을만한 강력한 창조적 감수성을 가지게 해야만 세상의 삶은 바르게 진전될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 이지음의 관점이다.◆물론 이런 말만 하고 있는것이 아니다.이런 능력키우기를 위해 학교교육커리큘럼을 바꾸고 사회교육 프로그램들을 확대해 가고 있다.지난 주말 피서지단속이 있었다.5천2백여명을 입건하고 2천6백여명이 즉심에 넘겨졌다.각자가 무엇을 할지를 생각해본 일도 없는 수준에서 그저 바캉스라는 이름으로 모여 난장판이나 만드는 능력이 우리의 여가능력인 셈이다.여기에다 질서 잘 지키자라는 구호만 말하고 있다.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1991-08-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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