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로 얼룩진 「교육위원」(사설)

부조리로 얼룩진 「교육위원」(사설)

입력 1991-08-10 00:00
수정 199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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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지방자치를 위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교육위원의 선출이 그 선출과정에서 잡음과 부작용으로 얼룩지고 있다.이미 선출작업을 끝낸 몇몇 시의 결과를 놓고 보면 교육자로서 충분히 자격을 갖춘 인사들의 진출이 눈에 띄고 의욕적인 참여로 지방자치시대의 교육에 공헌하려는 의지도 엿보여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에서 드러난 금품수수설과 정당개입설 등 치욕스런 부조리도 적지않게 노정되었다.의정을 맡을 의원의 선출도 아닌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타락상이 드러난다는 것은 교육의 지방자치시대를 어둡게 하는 불길한 결과다.

현직 대학교수가 선출권자인 시의원에게 몇백만원의 금품을 건네준 혐의로 구속을 당하기도 했다.그 작태가 놀랍기도 하고 이렇도록 과열하는 이유가 의심스럽기도 하다.교육위원 노릇은 교육자적 사명감으로 지방교육발전에 공헌하는 명예직일 뿐이다.그것을 위해 「대학교수」가 뇌물흥정까지 한다는 일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자행한다는 것은,이후 그 자리를차지하게 되었을 때 양식과 상식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그 직위나 직능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교육위원 후보에게 금품흥정을 한 시의원은 더 파렴치하다.교육자치를 맡길 위원후보와도 뇌물흥정을 하는 의원이라면 앞으로 어떤 어둠의 수법으로 지방행정을 유린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업자와 상인과 부패관리를 수도 없이 상대해야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원이다.그때마다 지역을 팔아먹는 일을 서슴지 않을 것이다.

지방교육자치제도에 내포된 문제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이번 선출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충분히 보완되지 못한채 만들어진 선출절차가 우선 그렇다.자격이나 수준으로 보아 교육자를 분별하기에 능력이 불충분해 보이는 의원이 더 많은데 그런 의원들에 의한 이중간선을 하고,추천과정도 파행투성이이다.정당개입에 의한 사전내정설도 막기가 어렵고 의원들이 교육위원 후보를 파악할 기회도 한계가 있다.또한 후보자의 자격제한도 허술하고 부실하다.모든 제도와 절차가 처음 실시과정에서 다소의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긴하다.그러나 교육의 경우,그 시행착오가 주는 영향이 너무 크다.그런 점이 보다 깊고 성숙하게 검토되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것같아 유감스럽다.

교육부는 현행 지방교육자치제도 전반에 관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에 연구작업을 의뢰했다고 한다.민자당에서도 교육위원선출제도의 근본적인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사전에 했어야 할 일이 사후에 이뤄지는 형국이어서 안타깝기는 하지만,사후에라도 효과적으로 수행되어 시행착오의 범위가 축소되어야 할 것이다.특히 직선제도만이 민주주의라는 인식의 만연때문에 그 폐단과 허점의 피해를 더 많이 입지않도록 소신있는 검토가 따라야할 것임을 당부한다.
1991-08-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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