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모당하는 「총장님」들(사설)

수모당하는 「총장님」들(사설)

입력 1991-08-06 00:00
수정 199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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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입학에 연루되어 백발이 성성한 석학 「총장님」들이 소환을 당하고 수갑을 차는 지경에 이르렀다.일부 사학에서 부정입학 부조리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문은 끊임없이 나돌아 왔다.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일부 교수와 사무 행정직의 직원이 입시브로커와 손잡고 저지른 형태로 이뤄졌었다.그러나 이번에 불거진 건국대의 경우 총장·부총장들이 직접 개입하여 거학적으로 부정입학을 지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사립대학의 입학부조리에 대한 항간의 소문이 모두 헛소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그점이 환멸과 실망을 부른다.물론 이들 「부정입학」이 총장단이나 교수·재단측의 개인적 착복을 위한 것은 아니고 학교의 재정적 부실을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음은 우리도 알고 있다.그러나 그런 이유로 「부정」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적어도 그것이 정의와 자유를 이상으로 삼는 대학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어서는 안된다.건대의 경우에서도 드러났듯이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부정」이 누설되지 않게 하기 위함인듯 교직원 자녀들은기부금없이 우선적으로 「부정입학」을 시킴으로써 재갈을 물린 형국이 되었다.부정이 밟게 되는 필연적인 과정을 나타내는 일면이다.

건대의 경우 학내 파벌싸움과 계파갈등 때문에 진정서와 투서들이 난무하는 바람에 이 감춰놓았던 비행들이 들춰졌다고 전해진다.이걸 미뤄보면 어떤 사대에든 이런 비행의 쌈지들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들게 한다.국민들로 하여금 전체 사학을 이런 의혹의 눈으로 보게 만든 일이 유감스럽다.대학내의 갈등이 보통의 조직이나 집단에 견주어 전혀 나을 것이 없고 추악하게 전개된다는 사실도 우울한 일이다.

특히 건대의 경우 지난 89년,당시의 문교부가 감사한 결과 지금 두드러진 부정입학의 가능성이 충분히 진단되었었던 것이라고 한다.결원보충을 「예비합격자」순으로 하지 않는 방법의 부정사례를 밝혀내고 그것을 보강하는 선에서 눈감아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그러자 이번에는 아예 성적을 조작하여 「예비자」속에 포함시키는 원천적 부정방법을 개발해낸 것이다.사학의 어려움과 국고지원의 미흡함에 대한배려때문에 감독과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하지 못한듯한 흔적이 보인다.그런 교육당국의 허점을 대학측에서는 교묘하게 이용해 오고 있었던 셈이다.「학교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고,「결원충원」이라는 편법이 있으며,재단의 부실이라는 절박한 사정이 「대학본부」를 부정의 조직적 공범으로 조장한 것이 건대의 부정이다.그리고 이 부정의 양식은 거의 모든 사학에 해당될 법하다.

이렇게 따져보면 사학이 당면한 모든 현실이 석학의 권위와 상아탑의 순결을 조직적으로 유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음을 설명해 주고 있다.이런 원천적인 부조리에 대한 개선이 없이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사학들이 부패의 유혹과 가능성에서 빨리 벗어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그와 함께 교육 당국의 근본대책이 서둘러지지 않으면 안된다.

1991-08-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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