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내줘 중국과 4시간 혈전/73년 「사라예보 영광」후 두번째/남자도 중국 꺾고 5·6위전에/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
【지바(일본)=문호영 특파원】 세계 정상급의 남과 북이 하나가 된 코리아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현정화(세계랭킹 5위) 리분희(세계랭킹 3위) 유순복(세계랭킹 17위)이 나선 코리아여자팀은 대회 9연패와 함께 통산 12번째 우승을 노리던 중국을 32로 통쾌하게 제압하고 단숨에 세계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29일 중국과의 마지막 결승전에서 우승의 물꼬를 생각지도 않았던 유순복이 텄다.
이번 대회 들어 단식에서 이상하리 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는 리분희를 대신해 단식 주전자리를 차지한 유순복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덩야핑을 21로 격파해 이곳 닛폰컨벤션센터 제1체육관을 가득 메운 동포들의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유순복은 첫 세트를 덩야핑의 잦은 범실에 편승,217로 가볍게 따냈으나 2세트 중반 이후 컨디션을 회복한 덩야핑에게 2세트를 1721로 내줘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유순복은 마지막 3세트에서 121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서브미스 등 간단한 볼조차 넘기지 못하는 덩야핑의 극도의 난조를 틈타 1911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유순복은 방심한 나머지 내리 7점을 허용,다시 1918로 쫓겼으나 덩야핑이 서비스리턴에 실패해 한 점을 달아난 뒤 덩야핑의 높은 볼을 백핸드 스매싱으로 처리,2118로 힘겹게 3세트를 마루리했다.
두번째 단식은 현정화의 페이스였다.
1세트를 간단히 2111로 끝낸 현정화는 2세트에서도 시종 앞선 끝에 2115로 낙승,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코리아는 믿었던 복식에서 현정화리분희조가 덩야핑가오쥔조에 12로 역전패,상승무드에 제동이 걸렸다.
현정화리분희조는 첫 세트를 2116으로 가볍게 따내 30 스트레이트승을 거두는 듯싶었으나 집요하게 추격전을 펼친 덩야핑가오쥔조에 2,3세트를 각각 1921,1321로 내주었다.
코리아는 세 번째 단식에서 에이스 현정화가 덩야핑에 02로 패해 게임스코어 22로 몰렸으나 마지막 단식에 나선 유순복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끝에 가오쥔을 20으로 잡아 풀세트혈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남북 한마음의 결과”
▲윤상문 감독=7천만 민족이 그토록 고대하던 결과를 얻게 돼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만나자마자 한마음으로 뭉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유순복입니다.
○“표현할 수 없이 기뻐”
▲유순복 선수=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쁩니다. 홍차옥과 함께 나가는 여자복식 그리고 김택수와 짝을 이룰 혼합복식에서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코리아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
○…코리아 여자팀이 중국과 3시간45분간에 걸친 치열한 혈투 끝에 승리하는 순간 선수석에 있던 여자선수들과 윤상문 감독,조남풍 코치 등 선수단은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다.
임원석에 있던 김형진 단장 등 임원들도 유순복을 비롯한 여자선수들에게 와락 달려들며 엉엉 울어 눈물바다를 이뤘다.
○우승컵 들자 응원단 환호
○…시상식은 10여분 간의 경기장 정돈이 끝난 후 우승컵과 꽃다발 증정순으로 20분간 진행.
사회자는 시상식에 앞서 『여자단체 챔피언 코리아』라고 소개한 뒤 시상대에 오르는 우리 선수들을 리분희 현정화 등의 순으로 호명.
이날 우승컵은 기증자인 프랑스협회를 대표,프랑스탁구협회장이 주었고 이를 받아든 이유성·조남풍 코치가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응원단석의 동포들에게 선보이며 감격을 나누기도.
○아리랑 연주에 장내 숙연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우승팀 국기게양과 국가연주에서 흰색바탕에 하늘색 한반도지도가 그려진 단일기가 올라가고 민족의 혼을 담은 단일팀 단가 아리랑이 방송돼 장내를 숙연케 했다.
대회장인 닛폰컨벤션센터를 찾은 1천여 응원단은 목이 메어 아리랑을 따라 부르지 못했고 이날의 수훈갑 유순복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입술을 꼭 물었지만 눈시울은 어느 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윤 감독 최우수지도상에
○…코리아 여자탁구팀을 세계정상으로 이끌어낸 윤상문 감독은 국제탁구연맹으로부터 최우수지도자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북측이 남자팀 감독을,남측이 여자팀 감독을 맡기로 한 남북간의 합의에 따라여자팀의 윤 감독이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해놓고도 정작 시상식에는 자신이 나가지 않고 두 코치를 내보내는 넓은 도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바(일본)=문호영 특파원】 세계 정상급의 남과 북이 하나가 된 코리아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현정화(세계랭킹 5위) 리분희(세계랭킹 3위) 유순복(세계랭킹 17위)이 나선 코리아여자팀은 대회 9연패와 함께 통산 12번째 우승을 노리던 중국을 32로 통쾌하게 제압하고 단숨에 세계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29일 중국과의 마지막 결승전에서 우승의 물꼬를 생각지도 않았던 유순복이 텄다.
이번 대회 들어 단식에서 이상하리 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는 리분희를 대신해 단식 주전자리를 차지한 유순복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덩야핑을 21로 격파해 이곳 닛폰컨벤션센터 제1체육관을 가득 메운 동포들의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유순복은 첫 세트를 덩야핑의 잦은 범실에 편승,217로 가볍게 따냈으나 2세트 중반 이후 컨디션을 회복한 덩야핑에게 2세트를 1721로 내줘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유순복은 마지막 3세트에서 121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서브미스 등 간단한 볼조차 넘기지 못하는 덩야핑의 극도의 난조를 틈타 1911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유순복은 방심한 나머지 내리 7점을 허용,다시 1918로 쫓겼으나 덩야핑이 서비스리턴에 실패해 한 점을 달아난 뒤 덩야핑의 높은 볼을 백핸드 스매싱으로 처리,2118로 힘겹게 3세트를 마루리했다.
두번째 단식은 현정화의 페이스였다.
1세트를 간단히 2111로 끝낸 현정화는 2세트에서도 시종 앞선 끝에 2115로 낙승,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코리아는 믿었던 복식에서 현정화리분희조가 덩야핑가오쥔조에 12로 역전패,상승무드에 제동이 걸렸다.
현정화리분희조는 첫 세트를 2116으로 가볍게 따내 30 스트레이트승을 거두는 듯싶었으나 집요하게 추격전을 펼친 덩야핑가오쥔조에 2,3세트를 각각 1921,1321로 내주었다.
코리아는 세 번째 단식에서 에이스 현정화가 덩야핑에 02로 패해 게임스코어 22로 몰렸으나 마지막 단식에 나선 유순복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끝에 가오쥔을 20으로 잡아 풀세트혈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남북 한마음의 결과”
▲윤상문 감독=7천만 민족이 그토록 고대하던 결과를 얻게 돼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만나자마자 한마음으로 뭉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유순복입니다.
○“표현할 수 없이 기뻐”
▲유순복 선수=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쁩니다. 홍차옥과 함께 나가는 여자복식 그리고 김택수와 짝을 이룰 혼합복식에서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코리아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
○…코리아 여자팀이 중국과 3시간45분간에 걸친 치열한 혈투 끝에 승리하는 순간 선수석에 있던 여자선수들과 윤상문 감독,조남풍 코치 등 선수단은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다.
임원석에 있던 김형진 단장 등 임원들도 유순복을 비롯한 여자선수들에게 와락 달려들며 엉엉 울어 눈물바다를 이뤘다.
○우승컵 들자 응원단 환호
○…시상식은 10여분 간의 경기장 정돈이 끝난 후 우승컵과 꽃다발 증정순으로 20분간 진행.
사회자는 시상식에 앞서 『여자단체 챔피언 코리아』라고 소개한 뒤 시상대에 오르는 우리 선수들을 리분희 현정화 등의 순으로 호명.
이날 우승컵은 기증자인 프랑스협회를 대표,프랑스탁구협회장이 주었고 이를 받아든 이유성·조남풍 코치가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응원단석의 동포들에게 선보이며 감격을 나누기도.
○아리랑 연주에 장내 숙연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우승팀 국기게양과 국가연주에서 흰색바탕에 하늘색 한반도지도가 그려진 단일기가 올라가고 민족의 혼을 담은 단일팀 단가 아리랑이 방송돼 장내를 숙연케 했다.
대회장인 닛폰컨벤션센터를 찾은 1천여 응원단은 목이 메어 아리랑을 따라 부르지 못했고 이날의 수훈갑 유순복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입술을 꼭 물었지만 눈시울은 어느 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윤 감독 최우수지도상에
○…코리아 여자탁구팀을 세계정상으로 이끌어낸 윤상문 감독은 국제탁구연맹으로부터 최우수지도자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북측이 남자팀 감독을,남측이 여자팀 감독을 맡기로 한 남북간의 합의에 따라여자팀의 윤 감독이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해놓고도 정작 시상식에는 자신이 나가지 않고 두 코치를 내보내는 넓은 도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1991-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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