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4-11 00:00
수정 1991-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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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스스로 변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변하게 하는 것이 신사고의 요체라고 고르바초프는 말한 적이 있다. 85년 3월11일 소 공산당 서기장이 된 후 그가 주도한 소련의 변화는 동구자유화를 가져왔고 베를린장벽을 허물었으며 동서냉전의 세계를 탈냉전과 평화공존의 세계로 바꾸어놓았다.

◆그가 오는 16일부터 동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일본을 방문하고 19일엔 한국에 온다. 소련 대통령은 물론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에 오는 것은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의 장벽이 살아 있는 세계 유일의 곳이다. 북쪽에는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는 소련의 오랜 우방이 버티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소련의 변화를 보여 주려는 것인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소련의 집안사정이다. 고르바초프의 개방과 개혁은 이미 7년째. 그런데도 가장 긴요한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0년의 GNP(국민소득)는 4% 감소. 금년에는 11%가 감소될 것이라는 비밀자료가 나돌고 있다.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는 거세어지기만 하고 사임을 요구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의 국내 인기는 89년의 52%에서 지난 2월엔 15%까지 떨어졌다. ◆체니 미 국방장관같은 이는 그의 사임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은 다양하고 낙관적인 견해도 많다.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 낙관론의 근거다. 그는 민주주의 없는 사회주의 지향의 교조적 보수파도 사회주의 없는 민주주의 지향의 급진개혁파도 배제하는 중도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보수·개혁 어느 쪽도 단독으로는 오늘의 소련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곤란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는 것이 낙관론의 시각이다. 지난달 2일로 60세의 회갑을 맞은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불확실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은 그를 신뢰하고 도와야 한다는 세계 여론이 우세한 것 같다. 서울거리에 나타난 고르바초프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1991-04-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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