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한반도 평화(사설)

유엔과 한반도 평화(사설)

입력 1991-04-09 00:00
수정 1991-04-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마침내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가 공식화되고 본격화되었다. 동시가입이 아니면 단독으로라도 연내 유엔가입 실현을 기본방침으로 정한 바 있는 정부는 유엔가입을 바라는 우리의 의지와 입장을 설명한 각서를 유엔 안보리 공식문서로 배포토록 했다.

북한의 반대와 중국의 애매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정인만큼 충분한 정지작업과 상황분석을 기초로 하는 자신감에서의 출발일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일단 내려진 결정인만큼 그 실현을 위한 거국적 외교노력의 경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8일 밝힌 각서는 북한도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해 유엔 활동에 적극 기여해주기를 바라며 남북한이 유엔에 각각의 회원국으로 가입할 경우 남북한은 유엔 헌장의 의무와 원칙을 수락하게 됨으로써 남북한의 강력한 신뢰구축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과 미·일·중·소 등 주변열강의 남북한 교차승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평화통일도 촉진,결국은 유엔의 목적인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될 것이라는 것은 그 동안 변함없는 우리의 시각이었다. 미국과 일본 등 우방들은 물론 소련과 중국도 이러한 우리의 시각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대하는 것은 북한뿐이다. 한 개의 의석으로 함께 가입하자는 억지를 고집하고 있다. 동시가입은 2개의 한국을 고착시켜 통일을 저해한다는 것이 반대의 유일한 명분이다. 그러나 그러한 명분의 부당성은 새삼 독일의 경우 등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증명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오랜 우방으로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이붕 총리 등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나카야마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고립을 우려하고 일본의 대북 조기수교를 촉구하면서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쌍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찾도록 일본이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 태도의 소극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과의 수교가 북한의 고립을 완화시켜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북한의 고립을 완화시켜줄 것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왜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어느 일방에 의한 흡수통합이 아니라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을 지향하는 것밖엔 길이 없다. 그것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할 것이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혹은 한국의 단독가입과 중국의 대한 국교수립 등은 일본의 북한 승인보다 더 그것을 고무하고 유도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한소정상회담과 수교는 북한으로 하여금 반대해온 미일과의 수교를 서두르고 한국과의 대화에는 적극성을 띠게 하는 중요 자극제였다고 생각한다. 남북한 동시가입이 바람직하나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 단독가입 강행은 북한 유엔가입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중국은 북한의 억지에 끌려다니는 수동외교를 지양하고 북한을 적극 설득해 개혁과 국제무대로 끌어내는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한반도 외교에 나서주기를 촉구한다.
1991-04-09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