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에 정치광고 금지법 논쟁(세계의 사회면)

호에 정치광고 금지법 논쟁(세계의 사회면)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1-04-01 00:00
수정 1991-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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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익단체등 TV·라디오 이용 봉쇄/“부패 막는데 필수적”… 여서 일방 입법 추진/“일당독재 노린 치사한 조치”… 야·언론 비난

정치광고 금지여부를 둘러싸고 호주정국이 뒤숭숭하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TV 및 라디오방송을 이용한 정치광고를 전면금지하는 내용의 선거관련법 개정안을 발표,야당과 언론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개정안은 지방자치선거나 총선에 관계없이 선거운동기간 뿐 아니라 연중 내내 방송정치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정당 뿐 아니라 각종 이익단체에도 적용되며 고속도로 상태나 산림관리·청소년복지문제 등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광고까지도 전파매체를 타지 못하게 된다.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서방민주국가에서는 가장 완벽하게 TV를 통한 선거운동을 제한다는 케이스가 된다.

노동당 정부가 내세우는 법개정 취지는 TV광고가 워낙 돈이 많이 들어서 정치적으로 부패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는 금지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인 자유당지도자 존 휴슨은 노동당정부가 법개정을 추진하게 된 1차적인 동기는 『그들 자신이 파산했기 때문』이라고 공박했다. 노동당은 지난해 선거를 치르면서 엄청난 빚을 안게 됐고 과거 정치자금을 헌납했던 기업가들이 노동당의 노조와의 유대강화 및 경기침체를 이유로 멀어져 가고 있기 때문에 자금 운영상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TV 취재의 시선을 끄는 중요한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길 때문에 정치광고 금지조치는 집권당에 비해 야당이나 이익단체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언론의 반응도 정치광고를 통한 공허한 말의 성찬이 TV에서 사라지게 되기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오스트레일리언지는 반부패 논쟁이 위선의 냄새를 풍긴다고 썼고 쿠리에 메일지는 일당독재를 위한 치사한 조치라고 매도했으며 에이지 오브 멜버른지는 정당과 이익단체의 정견 발표권을 극도로 제한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이제까지 TV 정치광고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왔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정치광고를 통해 환경보호론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이 결국은 미세한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은 지난 89년 비록 방송사에 의해 거부되기는 했지만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정당이 자유롭게 TV를 이용하도록 하는 대신 상업적인 TV 정치광고는 금지하도록 하는 의회의 권고결의안 채택을 주도하는 등 최근 들어 정치광고에 대해 심한 혐오감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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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신랄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광고 금지조항은 의회에서 통과될 공산이 크다. 노동당이 하원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상원에서도 민주당과 합하면 과반수가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체 상원의석 76석 중 8석으로 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원에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번 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는 상원의원선거 국고지원을 2배로 늘리는 조항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정치인들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과 후보 개인에 대해 각각 1천1백55달러와 2백31달러를 초과하는 정치헌금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한 내용은 이번 개정안 중 국민들로부터 가장 지지를 받고 있는 대목이다.<김주혁 기자>
1991-04-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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