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장의 「자리」/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경찰대학장의 「자리」/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1991-03-02 00:00
수정 199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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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년 첫 신입생을 뽑았던 경찰대학이 올해로 11년째의 연륜을 쌓고 있다.

그동안 상당히 우수한 준재들이 모여 형설의 공을 들인 끝에 이제는 육·해·공군사관학교에 못지 않은 「경찰사관학교」로서의 뿌리를 굳건히 내렸다.

이처럼 경찰대학이 제자리를 굳히기까지에는 물론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까닭도 있지만 그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친 교수들의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참으로 이상한 일은 경찰대학장만큼 인기가 없는 자리도 없다는 것이다.

계급으로 따지면 경찰대 학장은 치안정감이다.

유일한 치안총감인 치안본부장 밑에 서울시경국장 및 해양경찰대장과 함께 단세명 뿐인 요직이다.

얼핏 다음 치안총수자리로 꼽히는 서울시경국장도 될 수 있고 또 바로 치안본부장이 될 수 있는 자리 같기도 하다.

그런데도 경찰대학장 자리는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찰대학장은 그것을 끝으로 옷을 벗는 것이 상례화됐기 때문이다.

「2·18 개각」때 요행히도(?) 전남지사로 발탁된 백형조 전학장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단행된 27일의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물망에 올랐던 사람들 모두가 이구실 저 인력을 내세워 고사하는 바람에 결국 남상용 본부 제2차장에게 차례가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이러다보니 경찰대학장에 임명되고 나면 겉으로는 승진이 됐는데도 경찰내부에서조차 축하인사 대신 위로의 말이 건네지곤 한다.

경찰대학장은 4년제 정규대학의 「학장」으로서 「사도」의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탁월한 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중용되어야 한다.

앞으로 13만 경찰을 이끌어갈 경찰대학생의 교육에 관한 모든 것이 그의 어깨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멀지 않아 경찰대학 출신의 치안총수가 나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에 앞서 경찰대학장이 서울시경 국장도되고 치안본부장도 되는 날이 하루빨리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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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경찰대학장이 옷을 벗는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
1991-03-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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