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에 휩싸인 사우디·요르단 표정

전화에 휩싸인 사우디·요르단 표정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1-02-25 00:00
수정 1991-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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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사이렌… 포성… 급박한 중동/고속도마다 군수품 가득실은 트럭 행렬/요르단선 “이스라엘 개입땐 전장화” 우려

24일 날이 밝자 암만과 리야드·다란 등 아랍도시들에서는 지상전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접한 시민들이 삼삼오오 라디오와 텔리비전 앞에 모여 사태 추이에 귀를 귀울이는 모습들이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요르단 국민들은 지상전을 계기로 전쟁이 확대돼 이스라엘이 개입하고 자칫 요르단이 전쟁터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인 표정들이다.

한 시민은 『이라크가 막바지에 몰리면 이스라엘에 화학무기를 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두 나라 사이에 끼인 요르단에서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소련의 평화안을 거부,중동전역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하고 아랍국민 모두가 나서 아랍세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사우디 도시들의 표정은 요르단보다는 훨씬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에서 4백여㎞ 떨어진 다란시에는 방독면을 소지한 사람이 부쩍 늘어나는 등 전쟁에 대비한 시민들의 긴장된 모습으로 전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분위기이다.

상가와 음식점 등은 일찍 문을 닫는 등 「전장속의 고요」에 빠져든 모습이며 다란의 공군기지에서 뜨고 내리는 수송기와 헬기의 이·착륙 소리로 시 전역이 요란하다는 소식이다.

리야드에서 다란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등에는 군수품을 가득실은 군용트럭과 지프이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다란의 인터내셔널 호텔 2층에서는 쿠웨이트 망명정부 관리들과 쿠웨이트 공보팀들이 쿠웨이트 해방의 날이 가까워졌다는 기대속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상전이 진행되면서 무고한 쿠웨이트 국민과 재산들이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리야드는 24일 새벽4시40분경 이라크이 스커드미사일 1발이 미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요격돼 그 파편이 한 학교에 떨어지는 등 직접 피해를 겪고 있으나 이날 낮 리야드 시내는 거의 평상시와 마찬가지의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들은 지난 1월17일 개전 이래 계속 휴업중인 탓에 이날 스커드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공습사이렌이 울리고 지금까지 17차례나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아본 탓에 다소 면역이 됐기도 하겠지만 전선에서는 4백㎞ 이상이나 「안전하게」 떨어져 있어 전선의 포성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우디 언론들은 후세인의 무신론 정부에 맞서 「성전(지하드)」을 수행하자는 파드국왕의 대국민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요르단 등과는 달리 사우디에서는 다국적군의 승리를 거의 확신하는 듯한 분위기이다.

암만 시내에 있는 사우디 공보처의 한 관리는 『이제 후세인에게는 선택의 길이 없게 됐다』고 밝히고 『이라크는 패배의 날만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일 계속된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보급로가 끊긴 이라크는 지상전에서 잘해봐야 1주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암만=이창순특파원>
1991-02-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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