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최후통첩」받은 중동표정

미의 「최후통첩」받은 중동표정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1-02-24 00:00
수정 1991-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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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운명의 날”… 공포속의 아랍인들/“지상전 돌입땐 쿠웨이트는 폐허화/이라크 파멸 피할길 없다”

쿠웨이트 전선은 불안한 긴장과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22일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쿠웨이트 유전에서는 짙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쿠웨이트의 검은 연기는 걸프전쟁의 「불길한」 예감일지도 모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접경지역은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으로 곧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일촉즉발의 긴장속에 싸여있다.

지상전을 위한 전선배치를 완료한 다국적군은 긴박감 속에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전선뿐만 아니라 다란·리야드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도시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쟁중이면서도 비교적 평온했던 이들 도시에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발표된 후 불안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계속해서 울리는 공급경보는 긴장감을 더 해주고 있다.

불안한 긴장은 바그다드 거리도 무겁게 누르고 있다. 이라크 국민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내릴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들은 23일 「운명의 날」임을 알고 있다.

바그다드 언론들도 국민들에게 지상전에 대비,「위대한 희생」을 준비시키고 있다. 이라크의 알 차와라지는 사설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어머니」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라크 혁명평의회는 성명에서 『우리는 신의 적인 부시 대통령의 치욕적인 최후통첩에 놀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소련의 수정중재안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의 최후통첩은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바그다드의 불안한 긴장은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암만거리는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22일 모스크바에서 소련의 중재안을 받아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만 해도 희망과 활기로 가득찼었다.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중재안 수락을 환영하며 『나는 걸프전의 정치적 해결에 낙관적이며 우리는 새로운 여명을 보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발표는 요르단의 낙관적 기대를 불안한 긴장으로 바꾸어 놓았다. 요르단은 대규모 지상전은 이라크를 파멸시키고 암만의 입지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주요전장이 될 쿠웨이트 주민들은 지상전에 대한 공포와 불안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고 최근 쿠웨이트를 탈출한 난민들이 밝혔다.

이들은 쿠웨이트의 많은 산업 군사시설들이 파괴됐으며 이라크군의 유전파괴는 심각한 환경피해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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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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