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총든 쿠웨이트인들/애·사우디에 군사훈련소 10여곳

뒤늦게 총든 쿠웨이트인들/애·사우디에 군사훈련소 10여곳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1-02-14 00:00
수정 199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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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되찾자”… 50대도 나이속여 자원 입대/훈련 끝낸 2만5천명 이미 전선에 배치

사디 알 자사디는 16세의 앳된 쿠웨이트 소년이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나이를 18세라고 속이고 12일(현지 시간) 카이로 주재 쿠웨이트 대사관에 자원입대 신청서를 제출했다.

자사디는 다른 쿠웨이트 자원입대자들과 함께 곧 군사 훈련을 받게 된다. 쿠웨이트 대사관은 자원입대자들을 일주일에 한번씩 카이로 근교에 있는 군사 훈련소에 입소시키고 있다. 자원입대자는 18세 이상이라는 규정 때문에 자사디는 자신의 나이를 속인 것이다.

군사훈련소에 자원입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18세에서 35세까지의 쿠웨이트 인들이다. 그러나 적지않은 쿠웨이트인들이 자사디와 같이 나이를 속이며 입대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쿠웨이트 대사관 관리가 밝혔다. 그는 심지어 40대,50대 쿠웨이트인들까지 입대 신청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 근교의 군사훈련소에는 수백명의 쿠웨이트인들이 밤낮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학생·정부관리·고등학생·엔지니어·세일즈맨 등 다양한 직종의 쿠웨이트인들이다.

교관은 이집트와 쿠웨이트 군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원입대자들은 대략 4주간의 교육을 받는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침공 이전에 군사훈련을 받아본 사람은 덜하지만 처음 군사훈련을 받은 젊은 자원입대자들에게는 힘겹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떠한 훈련의 고통도 나라잃은 슬픔보다는 덜하다고 한달간의 훈련을 끝마친한 젊은 자원입대자는 말했다.

그는 젊은 자원입대자들에게는 개인소총 등 무기가 낯설기만하며 일부는 총의 이름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병장에는 「자유 쿠웨이트」의 함성이 울려퍼지며,교관의 구령에 맞추어 움직이는 훈련병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다. 훈련병들은 구보와 각개 전투훈련에 구슬땀을 흘리며 긴장속에 야간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

『비록 군사훈련이 고통스럽지만 모든 자원입대자들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참아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철저한 국방태세를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쿠웨이트만의 힘으로는 조국을 다시찾을 수 없다는 비애가 저변에 깔려있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이로에 있는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자원입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고 있는 쿠웨이트군 부대에 배속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이집트보다 훨씬 많은 거의 10여개의 자원입대자 훈련소가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쿠웨이트 관리가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확한 훈련소 숫자와 위치는 안보상의 이유로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는 지금까지 훈련을 마친 자원입대자는 2만5천여명에 달하며 수천명의 쿠웨이트 자원입대자들이 현재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앞으로 있게될 지상전에 대비,자원입대자 훈련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하는 쿠웨이트인들이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국적군 사령부도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상징적 의미에서라도 쿠웨이트군을 최전방에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디는 『나도 지상전에 참여하고 싶으며 하루빨리 카이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나이는 어리고 몸도 건강치 못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으며 쿠웨이트해방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1백55㎝ 정도의 작은 키에 가냘퍼 보이는 자사디는 말했다. 그는 『나는 쿠웨이트에 첫발을 내딛는 쿠웨이트 군인이 되고 싶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카이로=이창순특파원>
1991-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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