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우리가 우울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정신적인 화학무기의 잇단 공격을 받아 초토화 해버린 땅에 서있는 것만 같다. 『뇌물외유』 『예체능계대학 입시부정』 『수서특혜』로 이어진 중량급 비리가 단 2,3주 사이에 우리사회를 사막처럼 만들어 버렸다.
우리가 지금 더욱 불행스러운 것은,이 초토화된 땅에도 봄이 오겠는가 하는 절박한 불안 때문이다. 어느 한곳도 믿고 기대할 만한 곳이 없다. 아무리 단단한 권위에게라도 거침없이 도전하여 국민의 이름으로 호령하고 으름짱을 놓던 국회의원들이 사실은 「뇌물」로 질탕하게 무너진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죄의식도 없으니 믿을수가 없다. 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무공해구역이 될 것으로 믿고 있던 교수사회도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음이 구체적으로 노정되었다. 부패의 종합상사같은 수서의혹에 이르러서는 감각조차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다.
수순이 으레 그렇듯이 부처끼리 서로 미루고 전후임의 고위 관리가 발뺌언쟁을 TV무대에서 하는 사태까지 갔다. 이렇게 황폐해진 땅도 「봄」이 이끌고 오는 미덕을 수용할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불행은 그 불안때문에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절기처럼 분명한 것은 없어서 한낮의 햇볕이 벌써 다스해진 기분이 들고 습기먹은 바람이 땅기운과 함께 피부로 스며든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처를 치유할 희망도 없어보인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이 모든 불행의 징후들이 사실은 해묵은 불행들이 불거져나온 현상임을 알게 해준다. 구시대의 부정과 비리와 부조리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마각을 들키는 과정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민주화시대」이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하도록 요구받은 사회가 필연적으로 토해내는 병소같은 것이다. 인위적 노력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본원적인 자정현상일 수도 있다. 수면을 덮었던 두꺼운 얼음이 깨지면 수저에 가라앉았던 이물질이 떠오르듯이 물위로 떠오르는 이 부패물질들은 봄을 맞기전에 거둬내야 한다.
털어내고 쓸어내고 소독해서 그 부패의 병균이 새로운 대지에 기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부정과 비리를 적출해서 응분의 벌칙으로 다스리는 일이 충분해야 소독까지 된다.이 기회에 자율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대학측의 주장은 매우 합당하지만 그에앞서 부패의 세균이 박멸소독되었다는 확증을 보여줘야만 한다. 「아름다운 윤리강령」을 만들고도 비웃음의 빌미로나 쓰이고 있는 의원들의 언저리에서 오염물질들이 깨끗이 처리되어야 한다. 독직과 무능의 공해물질이 범람하는 공직의 강이 맑게 정화되어야 한다.
그러기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우리 구성원 모두가,우리 토양의 체질이 그 모든 부조리들을 은폐해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아무리 든든한 권력층과 밀착되어 쌓은 성이라도 부패물질이 섞였으면 그 함량에 준해서 붕괴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회임기 또한 매우 짧아져서 조만간 무너지고 말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봄이 바로 문밖에 와있을때,청소하고 소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난 것은 그래도 불행중 다행한 일이다. 부패를 말끔히 거둬낸다면 처음으로 어느 봄보다 좋은 봄을 맞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더욱 불행스러운 것은,이 초토화된 땅에도 봄이 오겠는가 하는 절박한 불안 때문이다. 어느 한곳도 믿고 기대할 만한 곳이 없다. 아무리 단단한 권위에게라도 거침없이 도전하여 국민의 이름으로 호령하고 으름짱을 놓던 국회의원들이 사실은 「뇌물」로 질탕하게 무너진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죄의식도 없으니 믿을수가 없다. 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무공해구역이 될 것으로 믿고 있던 교수사회도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음이 구체적으로 노정되었다. 부패의 종합상사같은 수서의혹에 이르러서는 감각조차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다.
수순이 으레 그렇듯이 부처끼리 서로 미루고 전후임의 고위 관리가 발뺌언쟁을 TV무대에서 하는 사태까지 갔다. 이렇게 황폐해진 땅도 「봄」이 이끌고 오는 미덕을 수용할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불행은 그 불안때문에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절기처럼 분명한 것은 없어서 한낮의 햇볕이 벌써 다스해진 기분이 들고 습기먹은 바람이 땅기운과 함께 피부로 스며든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처를 치유할 희망도 없어보인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이 모든 불행의 징후들이 사실은 해묵은 불행들이 불거져나온 현상임을 알게 해준다. 구시대의 부정과 비리와 부조리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마각을 들키는 과정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민주화시대」이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하도록 요구받은 사회가 필연적으로 토해내는 병소같은 것이다. 인위적 노력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본원적인 자정현상일 수도 있다. 수면을 덮었던 두꺼운 얼음이 깨지면 수저에 가라앉았던 이물질이 떠오르듯이 물위로 떠오르는 이 부패물질들은 봄을 맞기전에 거둬내야 한다.
털어내고 쓸어내고 소독해서 그 부패의 병균이 새로운 대지에 기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부정과 비리를 적출해서 응분의 벌칙으로 다스리는 일이 충분해야 소독까지 된다.이 기회에 자율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대학측의 주장은 매우 합당하지만 그에앞서 부패의 세균이 박멸소독되었다는 확증을 보여줘야만 한다. 「아름다운 윤리강령」을 만들고도 비웃음의 빌미로나 쓰이고 있는 의원들의 언저리에서 오염물질들이 깨끗이 처리되어야 한다. 독직과 무능의 공해물질이 범람하는 공직의 강이 맑게 정화되어야 한다.
그러기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우리 구성원 모두가,우리 토양의 체질이 그 모든 부조리들을 은폐해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아무리 든든한 권력층과 밀착되어 쌓은 성이라도 부패물질이 섞였으면 그 함량에 준해서 붕괴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회임기 또한 매우 짧아져서 조만간 무너지고 말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봄이 바로 문밖에 와있을때,청소하고 소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난 것은 그래도 불행중 다행한 일이다. 부패를 말끔히 거둬낸다면 처음으로 어느 봄보다 좋은 봄을 맞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1991-02-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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