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그건 아비가 그렇게 하라고해서 한 일입니다』. 손자가 할머니 앞에서 하는 압존활법.
자기의 아버지를 「아비」라 낮춰 부르고 있다. 우리 전통사회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쓰던 말이다. ◆이런 화법이 오늘에도 여전히 거부감 없이 쓰일 수 있는 것일까. 또 써야 한다고 권장할 수 있는 일일까. 이런말을 꺼낸 까닭은 국립 국어연구원이 2일부터 「가나다 전화」라는 것을 개설한 데에 연유한다. 이 전화는 일상의 언어생활이나 문자생활에서 의문나는 사항이 있을 때 물으면 대답해 주는 것이 그 설치 목적. 그런데 이 경우를 물어온다면 「아비」라 대답해야 할까. 「아버지」라 대답해야 할까. ◆전통사회라 해서 화법이나 호칭이 통일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문벌이나 계층에 따라 혹은 지역에 따라 많은 상이점을 보였던 것. 이를테면 남자가 결혼을 했을 때 처족의 여성으로서 그 남자에게 「하게」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처모와 처조모밖에 없다고 배워온 집안이 있다 치자. 그러나 처숙모·처고모·처이모 등등이 「숙모」 행세를 하면서 「하게」를 하는 집안도 있다. 이걸 물어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가나다 전화」의 경우 문자생활상의 의문은 풀어주기가 쉽다. 정해진 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법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문벌·계층·지역에 따른 복잡한 얽힘 위에 다시 「실세」까지 얽혀서 더 복잡해져 있기 때문. 가령,요즘의 「실세」로서 처제한테 「해라」를 하는 경우를 보자. 「하오」를 해야 한다고 해서 쉽게 그에 따를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항렬과 나이의 문제,남녀간의 문제,처가사람과의 관계 등등에서 대결요소는 적지 않다. 호칭법 또한 표준을 대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고. ◆모르면 몰라도 「가나다 전화」의 대답에 대해서는 반론도 적지 않을 듯 싶다. 따라서 이 「화법」의 경우는 널리 의견을 들어 수렴·정리하는 것이 순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누구나 긍정할 수 있게 하는 「표준 화법」 작업을 벌임이 옳겠다.
자기의 아버지를 「아비」라 낮춰 부르고 있다. 우리 전통사회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쓰던 말이다. ◆이런 화법이 오늘에도 여전히 거부감 없이 쓰일 수 있는 것일까. 또 써야 한다고 권장할 수 있는 일일까. 이런말을 꺼낸 까닭은 국립 국어연구원이 2일부터 「가나다 전화」라는 것을 개설한 데에 연유한다. 이 전화는 일상의 언어생활이나 문자생활에서 의문나는 사항이 있을 때 물으면 대답해 주는 것이 그 설치 목적. 그런데 이 경우를 물어온다면 「아비」라 대답해야 할까. 「아버지」라 대답해야 할까. ◆전통사회라 해서 화법이나 호칭이 통일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문벌이나 계층에 따라 혹은 지역에 따라 많은 상이점을 보였던 것. 이를테면 남자가 결혼을 했을 때 처족의 여성으로서 그 남자에게 「하게」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처모와 처조모밖에 없다고 배워온 집안이 있다 치자. 그러나 처숙모·처고모·처이모 등등이 「숙모」 행세를 하면서 「하게」를 하는 집안도 있다. 이걸 물어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가나다 전화」의 경우 문자생활상의 의문은 풀어주기가 쉽다. 정해진 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법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문벌·계층·지역에 따른 복잡한 얽힘 위에 다시 「실세」까지 얽혀서 더 복잡해져 있기 때문. 가령,요즘의 「실세」로서 처제한테 「해라」를 하는 경우를 보자. 「하오」를 해야 한다고 해서 쉽게 그에 따를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항렬과 나이의 문제,남녀간의 문제,처가사람과의 관계 등등에서 대결요소는 적지 않다. 호칭법 또한 표준을 대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고. ◆모르면 몰라도 「가나다 전화」의 대답에 대해서는 반론도 적지 않을 듯 싶다. 따라서 이 「화법」의 경우는 널리 의견을 들어 수렴·정리하는 것이 순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누구나 긍정할 수 있게 하는 「표준 화법」 작업을 벌임이 옳겠다.
1991-02-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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