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처리의 형평성/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민원처리의 형평성/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1-02-04 00:00
수정 1991-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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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의혹의 불똥이 정치권으로까지 비화,뇌물외유 파동에 이어 또다시 곤욕을 치를 조짐이다.

지금 의혹의 초첨은 택지를 특별분양받은 26개 주택조합과 건설시공업자인 한보건설측이 정치권에 대해 민원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뇌물성 자금이 수수되는 등 불법적인 로비가 있지 않았겠느냐는데 모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수서택지분양 의혹과 관련,검찰이 곧 수사에 착수하고 사정당국도 내사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건설부·서울시 등 유관행정 기관에 공한을 발송,「선처」를 당부했던 청와대나 여야 정당은 물론 택지 특별공급청원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던 국회 건설위 관련 인사들은 『집단 민원해결차원이었을뿐 결코 불법적인 청탁이나 압력,뒷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들 정부기관이나 국회,그리고 여야정당이 행한 일련의 행위가 불법적이었다고 속단키는 아직 어려우며 청와대나 평민당이 유관행정기관에 보낸 공한도 일단은 민원의 정당한 이첩 및 처리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불법로비 유무를 잠시 제쳐놓더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들이 있다.

첫째는 민원처리의 형평문제이며 둘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떳덧이 지겠다는 자세의 문제이다.

26개 주택조합원들의 민원활동이 얼마나 치열하고 용의주도 했는지 가늠하긴 힘들지만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게된 40여만명의 서울지역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입장을 도외시했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한 나라를 책임진 위정자들이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소수만을 보호하려들 때 말없는 다수의 이익은 누가 챙겨줄 것인가.

게다가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주택조합들의 택지 특별분양 요구가 봇물터지듯 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들의 민원은 어찌 처리할 것인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채 조합원들의 편을 들었다면 이 시점에서 다시 살펴본 뒤 이번 문제를 처리한 것이 옳았다고 하든지 아니면 잘못됐다고 솔직히 사과하고 재검토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 건설위 등에서의 분위기는 그와 정반대여서 안타깝다는 느낌이다.

오히려 일부 여야의원들은 임시국회에서 질의를 통해 정부측의 특혜분양의혹을 집중 거론함으로써 자신들의 사려깊지 못했던 행위에 대한 변명내지 결벽성과시에만 급급했다.

일반 국민들은 정확한 정책판단을 할 줄 알면서도 원칙이 있고 소신있는 정치인들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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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정치인들만이 정당한 민원처리 절차까지도 불법로비로 오해받는 사회적인 풍토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1991-0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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