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압적 피고에 당당한 대응 감명
2일 상오10시 서울 서초동 서울형사지방법원 311호 중법정.
보복을 두려워하는 증인들의 출석거부로 그동안 재판이 지연돼온 국내 최대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김태촌피고인(42)의 공갈 등 사건 제10차 공판이 서울형사지법 합의지부(재판장 김권택부장판사) 심리로 열리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는 조모목사의 아들과 결혼해 딸까지 둔 상태에서 별거를 하던 탤런트 출신 나모씨(29·여)의 이혼문제를 놓고 김피고인으로부터 온갖 협박을 당한 나씨의 부모가 강제 구인돼 증인으로 나왔다.
집안 문제인데다 김피고인측의 보복이 두려워 법원의 증인출석 요구를 받고도 세차례나 나오지 않았던 나씨의 어머니(51)는 『지난해 1월2일 하오2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남의 가정을 파괴했으니 너희들도 생선회칼로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내용의 협박전화가 밤새도록 걸려왔다』면서 『이 일로 가족들은 외출조차 제대로 못하고 극도의 불안상태에서 며칠을 지냈다』고 증언했다.
이어 아버지 나씨도 『영등포경찰서 소속이모형사의 연락을 받고 김피고인을 만나러 나갔다가 김피고인이 남의 집사정을 너무 훤히 알고있어 협박전화를 건 장본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씨 부부의 증언으로 입장이 불리해진 김피고인은 나씨에게 『내가 언제 당신가족을 몰살하겠다고 했느냐』고 맞서 나왔다.
나씨는 이에대해 『지금까지는 창피스러운 생각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이 이혼을 시키지 않으면 우리 가족을 쓸어버리겠다고 협박해 가장으로서의 부끄러움도 잊고 무릎까지 꿇으며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느냐』고 폭로한 뒤 『이런 것들이 협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당당하게 증언했다. 그러고는 분함을 못이기겠다는 듯 흐느끼는 울음을 터뜨렸다.
김피고인도 이에 질세라 『당시 현장에 있던 이형사도 내가 당신집에 찾아간 적도 없고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설마 형사가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협박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이에대해 나씨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이형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잘라말해 지난 9차례의공판과정에서 피고인답지 않게 위압적이고 뻣뻣한 태도를 보여온 김피고인에게 그 어느 증인보다 용감하게 맞섰다.
한시간남짓 힘들게 증언을 끝내고 경찰의 보호아래 법정을 나서는 두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법정에 선 피고인에게 진실을 밝히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2일 상오10시 서울 서초동 서울형사지방법원 311호 중법정.
보복을 두려워하는 증인들의 출석거부로 그동안 재판이 지연돼온 국내 최대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김태촌피고인(42)의 공갈 등 사건 제10차 공판이 서울형사지법 합의지부(재판장 김권택부장판사) 심리로 열리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는 조모목사의 아들과 결혼해 딸까지 둔 상태에서 별거를 하던 탤런트 출신 나모씨(29·여)의 이혼문제를 놓고 김피고인으로부터 온갖 협박을 당한 나씨의 부모가 강제 구인돼 증인으로 나왔다.
집안 문제인데다 김피고인측의 보복이 두려워 법원의 증인출석 요구를 받고도 세차례나 나오지 않았던 나씨의 어머니(51)는 『지난해 1월2일 하오2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남의 가정을 파괴했으니 너희들도 생선회칼로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내용의 협박전화가 밤새도록 걸려왔다』면서 『이 일로 가족들은 외출조차 제대로 못하고 극도의 불안상태에서 며칠을 지냈다』고 증언했다.
이어 아버지 나씨도 『영등포경찰서 소속이모형사의 연락을 받고 김피고인을 만나러 나갔다가 김피고인이 남의 집사정을 너무 훤히 알고있어 협박전화를 건 장본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씨 부부의 증언으로 입장이 불리해진 김피고인은 나씨에게 『내가 언제 당신가족을 몰살하겠다고 했느냐』고 맞서 나왔다.
나씨는 이에대해 『지금까지는 창피스러운 생각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이 이혼을 시키지 않으면 우리 가족을 쓸어버리겠다고 협박해 가장으로서의 부끄러움도 잊고 무릎까지 꿇으며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느냐』고 폭로한 뒤 『이런 것들이 협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당당하게 증언했다. 그러고는 분함을 못이기겠다는 듯 흐느끼는 울음을 터뜨렸다.
김피고인도 이에 질세라 『당시 현장에 있던 이형사도 내가 당신집에 찾아간 적도 없고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설마 형사가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협박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이에대해 나씨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이형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잘라말해 지난 9차례의공판과정에서 피고인답지 않게 위압적이고 뻣뻣한 태도를 보여온 김피고인에게 그 어느 증인보다 용감하게 맞섰다.
한시간남짓 힘들게 증언을 끝내고 경찰의 보호아래 법정을 나서는 두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법정에 선 피고인에게 진실을 밝히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1991-0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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