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더러 손 잡고 걷는 서양인 노부부를 보는 때가 있다. 남자 쪽은 카메라를 메었다. 좋아 보이고 부러워지기도 한다. 정년퇴직이라도 한 다음의 노년이 그렇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살기가 나아질수록 사람들은 여행을 생각한다. 국내는 말할 것 없고 그림으로만 보던 외국여행도. 어쩌면 이 해외 나들이의 인구 비례율이 선진국을 가늠하는 척도의 한 부분으로 될 것도 같다. 일본도 그런 나라. 지난해 해외 나들이한 일본인 수가 1천여만명이라니까 10명에 1명 꼴이 된다. 그런데 방문객 수는 3백여만명. 3대 1의 역조다. 하여간 벌어들인 만큼 그들은 세계를 관광하며 즐기고 있다. ◆우리도 해외여행 자유화 조처 이후 날이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난다. 지난해 해외 나들이한 사람은 모두 1백72만8천7백여명으로 89년의 1백21만3천여명 보다 42.5%의 증가세. 이는 국민 30명에 1명 꼴이 된다. 그중의 으뜸이 「관광 목적」의 47만7천여명. 89년 대비 33% 증가한 이 숫자는 두번째 「상용」의 36만8천여명을 많이 앞지른다.일본 방문이 가장 많다지만 관광의 경우 근자에는 동남아시아 쪽으로도 발길은 잦게 되었다. ◆난립한 여행사들은 갖가지 「이점」을 내세우면서 해외관광을 유혹한다. 그래서 해외관광 못해본 사람은 슬며시 「열등감」에 빠져들기까지. 하지만 단체로 떠나는 경우 대체로 주마간산식으로 흐르고 만다. 여유가 없이 시간표에 쫓기는 일정때문. 정작 천천히 관광해야 할 곳들을 수박 겉 핥듯 한다. 여행 자세도 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때로는 섹스관광·쇼핑관광으로 「어글리 코리안」의 인상을 심기도 하고. ◆며칠 전 태국에서의 관광사고 소식에 그쪽 여행계획의 취소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도 한다. 어쨌거나 이젠 질의 관광을 생각해야할 때. 성숙한 자세로 실속있는 관광을 생각해 볼 때라는 뜻이다. 여행의 참다운 밋을 느껴보는 관광 말이다.
1991-01-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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