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의정」 언제까지/이목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몸싸움 의정」 언제까지/이목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0-12-20 00:00
수정 199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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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밤 금년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추태는 이를 지켜보는 이 누구에게나 착잡한 기분을 갖게 만들었다.

이날 자정으로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에 쫓겨 추곡동의안 등 19건의 안건을 일괄상정,기습처리해 버린 여당의 모습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고의적 의사진행 방해로 시간을 끌며 마치 여당의 「날치기」를 유도하려는 듯한 야당의 모습은 더욱 문제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의장석으로 몰려들며 일어난 의원들간의 몸싸움,욕설·고함 그리고,일부 야당 의원들의 국회직원 구타사태는 국회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일게 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날 처음 벌어졌던 것은 아니다.

정기국회 회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극한 저지­변칙통과사태」가 벌어졌고 여야 의원들간의 몸싸움은 국회가 열렸다 하면 흔히 일어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야 모두 냉철히 반성,구습을 타파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내년 봄 지방의회선거가 실시되면 광역 및 기초의회가 상당수 생겨나게 된다.30년 만에 실시되는 지자제이기에 이들 지방의원이 정치행태를 배울 곳은 오로지 큰 형님 격인 국회 뿐이다.

여의도 의사당 한 곳에서만 치고 받고 싸우는 것도 신물이 날 지경인데 전국 수백 곳에서 정치인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고함을 해대면 나라가 어찌 되고 국민들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1차적으로 여야 정치인,특히 야당 의원들의 뼈를 깎는 자성이 있어야 하겠지만 정치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18일 밤의 추태도 어찌 보면 정치권 주변 인사들의 쓸데없는 입방아에서 비롯됐다고도 보인다.

전날 농림수산위에서 추곡동의안이 처리될 때 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던 것을 두고 「여야가 내부적으로 짰다」는 식의 얘기가 나돌았다.

이에 흥분한 평민당측이 본회의에서 실력저지를 결의하게 됐다는 것이다.

야당측이 정부·여당의 방침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그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줘야 한다. 실력저지·극한투쟁을 해야 진정한 반대이고 정상적 의상진행에 따른 반대는 「준찬성」인것처럼 이해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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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절차에 따른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물리적 국회 의사진행 방해는 경위권을 발동해서라도 저지되어야 마땅하다.
1990-1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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