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양자금」상환 싸고 진통/평가손에 이자부담… 경영 극도악화 투신/원리금 회수 못해 자금운용에 애로 시은/통화팽창 원인제공… 물가불안 우려도
○통화관리 난맥상 초래
지난해 12·12증시부양조치로 투신사에 지원된 증시부양자금의 상환을 둘러싸고 은행과 투신사간의 줄다리기가 재연되고 있다.
연말 상환기일이 다가왔으니 빨리 갚으라는 은행의 요구와 증시침체로 원금은 커녕 이자 한푼도 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투신사의 입장이 맞서 시원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12·12조치가 내일로 1년을 맞지만 당시의 부양조치는 결과적으로 증시침체와 통화관리의 난맥상이라는 정반대의 정책효과만을 가져왔다. 투신사는 정부가 시키는대로 2조7천억원의 돈을 받아 주식을 사들였다가 대규모의 평가손이 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고 이를 지원한 시중은행들은 원리금을 회수못해 자금운용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가수금 회계처리 부당
특히 거액의 주식평가손에다가 연 2천억원이 넘는 이자부담으로 투신사는 올들어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투신사 지원금 때문에 올 내내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한은에 벌칙성금리를 물고 연말 결산에 가서는 내년 3월까지 유예해준 이자를 가수금으로 잡아 회계처리하는 편법마저 동원해야 할 형편이다.
통화관리의 주무부서인 한은도 12·12부양자금 때문에 올 1년 「돈농사」를 망쳤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붕락을 막겠다」는 당시 재무장관의 희한한 논리에 밀려 시중은행의 투신대출을 묵인했던 「죄」때문에 방만한 통화관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올 연간 총통화증가율이 연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전년동기대비 연 15∼19%를 크게 웃도는 21.3%를 기록하리라는 것도 지난해의 무리한 증시자금지원이 주범이다.
2조7천억원은 당시 총통화의 4.9%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때 높아진 통화수위가 1년동안 계속됐고 이달에도 3조9천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돈이 시중에 방류돼 올연말 통화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도 시중유동성의 과잉상태속에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으며 지자제선거 등 통화팽창요인이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국면이 야기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총통화의 4.9%
올 통화수위는 물론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과 높은 물가수준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나 직접적으로는 12·12증시 부양자금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2·12조치는 증시도 살리지 못하고 시중은행과 투신사의 자금난을 심화시킨채 통화관리에 큰 부담만 지워줬다. 또 매도기회를 엿보던 대주주들에게 주식을 팔아챙겨 증시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됐다.
현재 투신사의 경영은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만·국민투자신탁이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4천1백억원의 적자에다 고유자산에 속하는 보유주식 4조원에 대한 평가손 9천3백억원 등 모두 1조3천4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사로서는 은행빚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한푼 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제 증시지원자금은 부실채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대출에 대해서는 연체 3개월이면 여지없이 부실의 딱지를 붙이면서도 6개월간 이자상환유예에다 회수불능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투신사의 무담보대출금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그러진 금융의 한 단면이다.
○대출금 상환 연기 요청
투신사들은 최근 시중은행에 대출금상환을 내년으로 다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상환을 강력하게 독촉하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시침체로 가뜩이나 수지가 악화된 상황에서 투신지원 자금의 이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가수금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는 현실에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12·12조치가 뿌려놓은 「불행의 씨앗」들이 1년동안 거대한 공룡의 모습으로 자라나 금융계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권혁찬기자>
○통화관리 난맥상 초래
지난해 12·12증시부양조치로 투신사에 지원된 증시부양자금의 상환을 둘러싸고 은행과 투신사간의 줄다리기가 재연되고 있다.
연말 상환기일이 다가왔으니 빨리 갚으라는 은행의 요구와 증시침체로 원금은 커녕 이자 한푼도 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투신사의 입장이 맞서 시원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12·12조치가 내일로 1년을 맞지만 당시의 부양조치는 결과적으로 증시침체와 통화관리의 난맥상이라는 정반대의 정책효과만을 가져왔다. 투신사는 정부가 시키는대로 2조7천억원의 돈을 받아 주식을 사들였다가 대규모의 평가손이 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고 이를 지원한 시중은행들은 원리금을 회수못해 자금운용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가수금 회계처리 부당
특히 거액의 주식평가손에다가 연 2천억원이 넘는 이자부담으로 투신사는 올들어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투신사 지원금 때문에 올 내내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한은에 벌칙성금리를 물고 연말 결산에 가서는 내년 3월까지 유예해준 이자를 가수금으로 잡아 회계처리하는 편법마저 동원해야 할 형편이다.
통화관리의 주무부서인 한은도 12·12부양자금 때문에 올 1년 「돈농사」를 망쳤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붕락을 막겠다」는 당시 재무장관의 희한한 논리에 밀려 시중은행의 투신대출을 묵인했던 「죄」때문에 방만한 통화관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올 연간 총통화증가율이 연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전년동기대비 연 15∼19%를 크게 웃도는 21.3%를 기록하리라는 것도 지난해의 무리한 증시자금지원이 주범이다.
2조7천억원은 당시 총통화의 4.9%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때 높아진 통화수위가 1년동안 계속됐고 이달에도 3조9천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돈이 시중에 방류돼 올연말 통화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도 시중유동성의 과잉상태속에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으며 지자제선거 등 통화팽창요인이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국면이 야기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총통화의 4.9%
올 통화수위는 물론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과 높은 물가수준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나 직접적으로는 12·12증시 부양자금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2·12조치는 증시도 살리지 못하고 시중은행과 투신사의 자금난을 심화시킨채 통화관리에 큰 부담만 지워줬다. 또 매도기회를 엿보던 대주주들에게 주식을 팔아챙겨 증시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됐다.
현재 투신사의 경영은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만·국민투자신탁이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4천1백억원의 적자에다 고유자산에 속하는 보유주식 4조원에 대한 평가손 9천3백억원 등 모두 1조3천4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사로서는 은행빚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한푼 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제 증시지원자금은 부실채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대출에 대해서는 연체 3개월이면 여지없이 부실의 딱지를 붙이면서도 6개월간 이자상환유예에다 회수불능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투신사의 무담보대출금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그러진 금융의 한 단면이다.
○대출금 상환 연기 요청
투신사들은 최근 시중은행에 대출금상환을 내년으로 다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상환을 강력하게 독촉하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시침체로 가뜩이나 수지가 악화된 상황에서 투신지원 자금의 이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가수금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는 현실에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12·12조치가 뿌려놓은 「불행의 씨앗」들이 1년동안 거대한 공룡의 모습으로 자라나 금융계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권혁찬기자>
1990-12-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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