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햇동안 뺑소니 사고는 무려 6천2백31건에 사망자만 5백9명이나 된다. 정말로 억울하게 숱한 인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의 「양심실종」을 여기서도 보게 된다. ◆차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준법정신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 난폭운전·신호위반 등은 다반사고 최근 음주운전 단속 이후부터는 술마신 사실을 감추기 위해 우선 도망부터 하고 있는데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심리분석은,사고순간 운전자들은 「사람을 친 것이 아니다」 「그 현장에만 없었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다 도피하고 싶은 충동,처벌과 보상에 대한 걱정이 순간적인 뺑소니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비극이 있을 수 없다. 누구에 의한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인은 물론 가족 전부가 슬픔·불행을 맛보게 된다. 사망자가 길바닥에 그대로 방치되고 부상자는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 현장에서 숨지게 되는 안타까움이 바로 이것 때문. 그래서 뺑소니는 또하나의 「가정파괴범」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또 문제가 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뺑소니는 증가추세에 있는데 비해 범인검거율은 여전히 낮다고 하는 사실. 지난해 35.8%를 비롯,88년 28.4%,87년 33.1%로 매년 30%를 맴도는 수준. 총 범죄검거율(89년 87.9%)에 비해서는 크게 밑돌고 있어 걱정이다. 부진의 큰 이유는 현장 목격자가 적고 또 있어도 귀찮아 신고를 기피하기 때문. ◆이전에 뺑소니운전사가 피해자 동생과 경찰의 끈질긴 추격끝에 검거된 낭보가 반갑다. 뺑소니도 원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찾으면 결국에는 잡히고 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좋은 예가 됐다. 피해자 가족의 「똑같은 살인사건인데도 당국의 범인검거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겠다. 뺑소니를 하지말고 사고를 보면 신고하는 풍토가 무엇에 앞서 정착돼야겠다.
1990-12-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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