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국정감사 제대로 했나(사설)

과연 국정감사 제대로 했나(사설)

입력 1990-12-04 00:00
수정 199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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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훌륭한 정치제도이고 그 요체가 의회주의라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국회가 그 제도와 기능역할면에서 과연 본래의 구실을 다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날 이른바 유신국회의 경우는 별도로 치더라도 5공화국을 거쳐 6공화국에 이른 지금 모든 분야에서 개혁과 개선이 이뤄지고 민주화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앞장 서야 할 국회가 제 몫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면 국가의 앞날을 위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아직도 방만하고 비능률적으로 운영된다거나 그보다 우리의 의식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우리 의회민주주의의 퇴보이기도 한 것이다.

몇 달씩이나 공전을 거듭하다가 가까스로 정상을 찾아 이제 제 구실을 하는가 했더니 다시 실망만 안겨준 국회가 됐다. 연 아흐레 동안 계속된 국정감사가 끝났는데도 과연 그랬구나 하고 지적할 것이 없다. 야당측은 당초의 철저한 각오와는 달리 민생현안은 외면하고 민방주체로 선정된 「태영」에만 매달렸고 여당도덩달아 그 대응에 급급한 셈이 되었다. 그나마 비정치적 현안들로서는 환경오염·국민의료보험·근로자 복지문제 등이 부분적으로 다뤄지기는 했으나 9일간의 일정으로는 주마간산격을 면치 못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법정기간 20일 중 그 절반도 할애하지 못한 책임도 전적으로 국회에 있다. 기간단축에 따라 감사대상기관도 작년의 3분의1 수준으로 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상을 욕심껏 늘리는 바람에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중앙부처에 대해서만이라도 집중적으로 감사했더라면 그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았는가 본다.

국정감사는 현재 국회가 정부에 대해서 갖고 있는 최대의 감사견제기능이다. 과거 유신국회나 5공국회는 이 고유기능을 갖지 못했었다. 88년에 부활되어 올해로 세 번째인데 그 소중한 감시견제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역시 국민의 입장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 국정감사는 특히 국회의 가장 큰 두 개의 기능이라고 할 예결산 심의와 입법활동의 기반을 이루는 활동영역이다. 이를 토대로 국정의 원활한 운영이 보장되고 감시견제를 통한 국정능률이 기약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간에 쫓겼다. 의원들이 준비한 자료나 질의내용도 빈약했고 게다가 정략차원의 폭로도 비일비재였다. 민생현안들에 대해서는 폭로보다 추궁을,호통보다는 합리적인 유도를 통해 진상을 밝혀서 궁극적인 시정에 이르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국정감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접근노력과 함께 감사의 운영과 시정의지에도 보다 더 충실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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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기국회가 파행과 변칙으로 공전을 거듭하게 된 원인과 과정을 다시 거론코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짧은 기간내에나마 본래의 국정감사기능을 살려 의원들의 자세나 의지에서 새롭고 전진적인 모습이 보였다면 그 동안의 정치불신을 다소나마 희석시킬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은 회기 동안의 새해 예산안 심의와 미결안건 처리에서 그런 성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1990-12-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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