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단속과 주차장 정책(사설)

불법주차 단속과 주차장 정책(사설)

입력 1990-11-07 00:00
수정 199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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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불법주차 단속은 비록 대로에서이지만 눈에 띄게 효과를 보고 있다. 얼마나 대로에 불법주차가 많았고 이것만 지켜도 이만큼 달릴 수는 있구나 하는 느낌을 차를 타는 사람들은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면도로의 사정은 다르다. 불법주차는 그저 큰 길에서만 해소되고 있을 뿐 그 밀린 차들은 자연 뒷골목으로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렇게 되니까 서울시는 불법주차 단속을 이면도로까지 확대하고 내친 김에 밤에도 단속을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우리는 지금 좀 원활해진 대로에 서서 이면도로에서도 같은 원칙으로 잡기는 잡아야지라는 생각에 동의할 수는 있다. 불법주차는 언제 어디서나 불법주차인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법주차 단속만으로 서울의 교통대책이 그 할일을 다하고 있는 것인가에는 의문이 있다. 차 세울 데가 없어진 자가용 운전자들이 우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하철만 해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러시아워 때는 1량당 정원 1백60명의 3배에 이르는 5백여명 승차의 지옥철 현상을 가지고 있다. 이 현실들과 연관할 때 불법주차 현상이란 오늘날 차의 운전자들이 교통규칙만을 잘 지킨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도로량과 주차장 면적을 운행되는 차량수의 절대량적 균형과 조화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곧잘 하고 있는 불법주차 단속과 함께 우선 서울시의 주차정책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물을 수밖엔 없다.

국토개발원의 지난해 조사로 우리나라 주차시설의 초과차량이 무려 1백만대라는 자료가 있다. 이 전국수치에서 서울 도심의 경우를 보면 적정 주차장 수요는 5만5천대인데 4만7천5백대의 주차장은 확보돼 있다는 판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확보된 주차시설량의 84%에 이르는 3만9천대분이 각각 주인이 있는 건축물들의 부설시설이라는 점은 크게 간과돼 있다. 따라서 특별한 설명 없이도 공영주차장 시설이 크게 늘지 않는 한 불법주차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견고한 벽에 부딪히는 것이다.

교통정책연구서들의 뒤끝에 가면 세계의 교통전문가들도 자탄하는 태도로 써놓는 어구가 있다. 교통정책이란 그대로 놓아두면 자연조절기능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차를 가진 사람들에겐 가능한 한 불편한 법규를 많이 만들수록 이 조절기능은 커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의 배경에는 도시외곽 넓은 빈터에 공영주차장 시설을 마련하고 단지 도심에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대안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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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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