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인 학살」 파장

이스라엘의 「팔인 학살」 파장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0-10-11 00:00
수정 199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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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이라크 포위망에 “구멍”/페만사태 조기해결 먹구름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발생한 유혈참극은 장기화하고 있는 페르시아만 사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애써 형성해 놓은 반이라크 공동전선이 위협을 받고 페만사태는 단순히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동평화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문제도 동시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아랍권에 반미ㆍ반이스라엘 감정을 부추기려 노력해온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쿠웨이트 철수와 이스라엘 점령지 문제와의 연계를 더욱 소리높여 외치고 있으며 실제로 그의 명분은 한층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67년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아랍지구를 점령한 이래 최악의 유혈사태인 「통곡의 벽」 사건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중요한 국제적 이슈가 되는 부차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 이는 페만위기를 계기로 팔레스타인문제를 부각시키려는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의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3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인티파다)은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같은 이유로 이번 사건이 중동위기를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계시키려는 사전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회교도들은 유태교와 회교도들이 다같이 성지로 섬기고 있는 「통곡의 벽」 일원에 유태교 열광분자들이 새로운 신전을 세우려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에서 우발적으로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랍국가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라크와 이란은 물론이고 페만 사태에 대해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시리아 등도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으며 소련,중국과 서방국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오는 11월6일의 의회선거에서 유태계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유엔결의안을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아랍과 서방세계와의 대 이라크 공동전선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렇지 않아도 중동사태에 대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에 이중기준을 두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터라 만약 이번에도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면 아랍 뿐만 아니라 서방국가들과의 연대도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부시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야기될 피해를 극소화하고 팔레스타인 문제와 쿠웨이트 점령을 연계시키려는 후세인의 의도를 막는 양면전략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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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팔레스타인 문제에 보다 분명한 태도를 강요받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페만사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될 아랍국가들의 확고한 지지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이창순기자>
1990-10-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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