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옥」과 「이종옥」/림춘웅 국제부장(오늘의 눈)

「리종옥」과 「이종옥」/림춘웅 국제부장(오늘의 눈)

림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0-09-01 00:00
수정 199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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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매일 기백명의 이름을 쓰는 신문에서도 원칙이 없어 신문마다 다른 경우가 있고 사람에 따라 원칙이 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의 이름은 고유한 것중에서도 고유한 것이므로 고유한 대로 부르고 쓰는 것이 사리일 것이나 그렇게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우리는 한때 일본사람들의 이름을 우리의 한자음대로 읽었다. 이등박문은 이등박문으로,덕천가강을 덕천가강으로 불렀다. 그러나 요즘에 들어서는 이등박문을 이토히로부미로,덕천가강을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쓰고 괄호안에 한자를 써 넣는다. 옳은 표기법이다. 「도쿠가와」는 고유한 이름인데 우리멋대로 「덕천」이라 읽으면 일본사람들은 무슨 소리인지 알 턱이 없다. 중국의 등소평도 마찬가지이다. 「덩샤오핑」으로 부르는 게 옳다. 중국발음은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음과 매우 유사해서 「등소평」으로 읽어도 귀가 밝은 중국사람이면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알아들을 법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경우이고 평범한 사람들인 경우는 그런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외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같은 한자라도 달리 부르는 일이 있고 중국에서도 같은 한자를 지역에 따라 달리 발음하는 예가 많은데 우리가 구별해낼 갈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유명한 사람은 제 이름을 찾아주고 범속한 사람은 한자음대로 읽고 있는 것이다.

좀 다른 경우이지만 미국의 전대통령 REAGAN은 본인이 「레이건」으로 읽어달라는 주문이 있어 「레이건」이 됐다. 그렇지 않았으면 「리건」이었을 것이다.

각설하고 공보처는 29일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 낸 「북한선수명 표기 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고유명사,특히 성명은 맞춤법규정에 어긋나더라도 실제대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고 문화부 국어심의회에서도 다수가 북한에서 표기하고 있는대로 하자는 의견임에 비추어 북한선수의 성명은 그들 방식대로 적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사람들의 이름을 적는데 억지가 많았다. 외국사람 이름은 제대로 표기하려 노력하면서도 북한사람들은 우리식대로 고집해왔다. 북한서는 한자를 쓰지도 않는데 한자를 제멋대로 만들어 붙여주는 경우이다. 그것도 50대이상의 연령층은 본래의 한자이름이 있었을 터이니 수긍이 가나 애초에 한자이름이 없었던 젊은층에까지 한자로 작명을 해주는 일은 친절치곤 지나치다. 더구나 우리라고 이름은 한자로 써야된다는 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신문이 편의상 동명이인이 많은 사람의 이름을 구별키 위해 가능하면 한자로 써온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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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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