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 경협과 국교정상화(사설)

한·소 경협과 국교정상화(사설)

입력 1990-08-01 00:00
수정 199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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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두 나라 정부는 2일부터 모스크바에서 첫 공식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4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소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열리는 정부대표회담이란 점에서 그 의의가 자못 크고 기대와 관심 또한 깊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소간 현안인 수교문제와 경제협력 확대로 집약되어진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소련측은 국교정상화보다는 경협촉진에 중점을 두는 협상자세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에 우리측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분단극복에 도움이 되는 한소 수교문제와 경협문제를 병행하여 다루려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여론은 한소관계의 개선을 한반도의 긴장완화라는 다분히 정치적인 면에 비중을 싣는 경향이 있었고 따라서 이번 회담의 비중을 수교회담에 두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여왔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김종인 우리측 대표단 단장은 밝히고 있다.

김대표의 발언은 수교에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경협문제는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사실상 경협과 수교는 시간적으로 선후가 있을 수 있다.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와의 협력관계는 경협을 통해서 시작되는 것이 상례이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나 우리와 동구권과의 국교정상화가 그런 수순을 거쳤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한소 두나라가 상호 상대방이 원하고 있는 것을 얼마만큼 폭넓게 수용하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측은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소련이 현재 필요로 하는 소비재수출과 시베리아 자원공동개발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하여는 외화가 부족한 소련에 대하여 일정규모의 자본공여가 현실적 문제로 논의되고 실질적 공여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소련측은 우리측의 차관공여와 자원개발을 필요로 하는 이상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등 제도적 뒷받침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경협의 기본적 선행과제이고 협력의 진전을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이 되었다고해서 반드시 협력이 진전되거나 확대되는 것도 아니다.

양국간 경협확대는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거래 또는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컨대 우리 민간기업이 소련에 소비재를 수출하려 해도 상품대금의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한소 두나라 정부는 바로 이런 보틀넥을 풀어주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소련측은 우리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경협의 불확실성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제도나 상관습등의 차이로 거래 또는 투자의 위험성이 높은데다가 국교마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류를 확대하기가 어렵다. 바꿔말해 경협의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국교관계의 정상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소련측은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우리측의 경협과 수교의 동시추진은 합리적 협상외교로 판단되며 이번 회담의 진전과 성과를 기대한다.
1990-08-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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