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북방창구」/정종석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사공 많은 「북방창구」/정종석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정종석 기자 기자
입력 1990-06-10 00:00
수정 1990-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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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에서 열렸던 제2차 한소 경제인회의의 합의서서명식에는 한소 경제협회회장인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과 소한 경제협회회장인 골라노프 소연방상의수석부회장만이 나란히 참석했다.

한소 경제협회는 북방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의 산하기관인지라 이한빈IPECK회장이 한번쯤 얼굴을 내밀 법도 했지만 그는 서명식은 물론 한소 경제인회의도중에도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회의당시 소련대표단은 주최측인 한소 경제협회에 시베리아·극동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제공,우리 기업에 공개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아 한소 경제인회의가 정회장의 현대그룹과 소련측간의 단독상담처가 됐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는 IPECK가 당초 정부의 의도대로 북방교류창구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례이나 한소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수교원칙을 합의한 최근에도 IPECK의 존재의의를 흠가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경련이 지난 88년 IPECK에 이관한 후로 중단해온 북방관련사업을 재개,대소진출을앞장서서 지원키로 한 것이다.

이에대해 재계관계자들은 IPECK의 기능이 인·허가등 정부업무대행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투자지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IPECK 무용론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한소 정상회담에 뒤이은 소련특수를 놓고 경제단체나 IPECK가 벌써부터 주도권싸움의 양상을 보이는 것은 소련 앞에서 「적전내분」의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더욱이 과거 경제기획원주도로 IPECK가 설립돼 내심 기획원의 북방창구독점에 불만을 가져온 상공부가 민간자율의 북방교역협의회를 설립,대소 교역질서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하는등 잘못하면 관련부처간에도 영토싸움이 붙을 조짐이다.

북방교역은 원래 무공·전경련이 전담하던 것을 창구일원화라는 명목 아래 IPECK가 설치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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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신시대를 맞아 현실에 맞는 새로운 교역질서확립이 필요하다면 과거의 잘못된 북방 창구일원화제도를 고치든지 아니면 업계가 계속해서 정부의 당초 방침대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든지 어느쪽이건 한 방향의 과감한 교통정리가 절실하다.
1990-06-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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