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4-10 00:00
수정 199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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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물질이 국경을 알리 없다. 그러니 이 나라에서 생겼건만 기류따라 저 나라로 흐른다. 그 결과 저 나라에 피해를 준다. 이를 아는 저 나라가 가만히 있겠는가.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산성비 논쟁도 그런 것. 80년대 들면서 본격화 한다. 미국동북부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생성된 산성비가 캐나다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 캐나다의 주장. 캐나다내의 1만4천여 호수는 고기가 못살 정도이며 천연자원인 삼림도 황폐화해 간다고 열을 올린다. 그런 연유로 88년에 작성된 「미국 국립 산성비 평가계획」(NAPAP)보고서에 대해 캐나다의 환경청장관은 펄펄 뛴다. 그 보고서가 대책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국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는다. 편서풍을 타고 일본을 거쳐 하와이까지도 간다는 것. 그래서 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 또한 중국에서 넘어오는 그 대개오염 물질이 큰 원인이 된다고 국립환경연구원은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강화에선 산성농도가 13배나 높았고 백령도 또한 7배나 높았다. 공장지대도 아닌서해안쪽이니 「우리 탓」이 아님은 분명하다. ◆봄이면 우리나라가 겪어오는 것이 황사현상. 고비사막이나 황하유역의 황토먼지가 날려오는 현상이다. 근년에 심했던 해는 88년. 10여일동안 전국을 부옇게 뒤덮었다. 이 해 북경에서는 엄청난 모랫바람으로 한때 공항이 폐쇄되기까지 했던 터. 옛날에는 벼멸구나 식물의 씨앗 정도가 실려왔을 뿐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공해물질을 싣고 날아오니 문제는 심각한 것. 88년 서울서 열린 한일 환경과학 기술 심포지엄에서 한중일 3국의 공동대처를 촉구한 것도 심각성이 날로 더해간다는 점에 있었다. ◆모처럼의 휴일이 황사로 뒤덮여 시계를 가렸다. 더구나 거센 바람까지 곁들여서. 사람도 나무도 꽃도 황사 아닌 공해물질에 노출되어 버린 일요일. 눈병이나 호흡기 질환만이 아닌 공해병 걱정을 남의 나라때문에 하게되는 세상이다.

1990-04-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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