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소의 한반도문제 논의(사설)

미ㆍ소의 한반도문제 논의(사설)

입력 1990-04-07 00:00
수정 1990-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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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빈번한 고위회담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발언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3일간의 미소 외무장관회담이 6일 끝난 데 이어 5월30일엔 미소 정상회담이 앞당겨 개최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번 외무장관회담은 지난 2월초에 이은 두번째로 작년 12월의 몰타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두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최대 현안인 군축문제등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도 지역문제의 일환으로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무장관회담의 결과는 그대로 5월 정상회담의 주의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서의 한반도문제 논의가 어떤 것이 될 지 특별히 주목된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잘 알려져 있으나 소련의 그것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특히 국내 민주화개혁을 서두르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적극 개선해 가고 있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한반도 구상 내지 속셈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그것을 단편적으로 풀어주고 있는 것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 등 소 고위관리들의 한반도관계발언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지난 2월 외무장관회담후 회견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대화 촉진을 위한 국제공동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5일 베이커 미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남북한 양쪽과 관계를 갖고 있는 소련이 남북간의 중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장관 회담내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전한 미국무부관리는 또 한반도의 군사균형문제가 폭넓게 논의되고 남북한간의 신뢰구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결국 미소간의 한반도 문제에 관한 논의의 초점은 긴장완화와 신뢰회복 그리고 그것을 위한 한반도 군축문제에 맞추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4일의 미국방부 주한미군 3단계 감축안 발표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소련의 한반도정책도 그런 선에서 미국과의 협조하에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소의 이같은 논의는 한미 정부간의 긴밀한 협의를 기초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럴 것으로 믿고 있다. 덧붙여 욕심을 낸다면 이제 소련과도 직접대화의 통로가 확보된 만큼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우리정부의 의사를 전달하고 인식시키며 반영하는 노력의 강화가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평화공존 분위기조성 그리고 그러기 위한 북한의 개혁ㆍ개방ㆍ민주화 촉진을 환영하지만 그것은 결국 궁극적인 한반도 분단의 평화적 해소와 통일을 위한 것이지 분단의 현상고정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소련에 분명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소간의 활발한 한반도문제 논의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분단해소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환영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의 주역은 역시 남북한이란 사실을 미국과 소련이 잊어서는 안될 것이란 점도 강조해 두고 싶다. 과도기적 국제질서 상황에서 우리가 모르는 강대국밀약 같은 것이 다시 있어서도 안될 것이며 미소의 합의가 일방적으로 강요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1990-04-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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