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연방 해체」타임지 특집

「소비에트 연방 해체」타임지 특집

입력 1990-03-07 00:00
수정 199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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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 불만 증폭… 소연방 와해 위기”/인구 51% 차지한 러시아공도 독립주장/민족주의 확산땐 회생불능의 혼란 초래

【뉴욕 연합】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12일자 최신호에서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라는 특집기사를 실어 고르바초프 정권이 당면한 위기상황을 폭넓게 전하는 가운데 소련내 15개 공화국 거의 모두가 중앙정부에 대해 너무 많은걸 요구하고 있거나 불평ㆍ불만에 차있어 고르바초프의 소련제국이 와해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타임지의 이 특집기사는 이제까진 발트해 소수민족 공화국들의 독립요구가 고르바초프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으나 2억8천9백만 소련인구의 51%를 차지하고 있는 대러시아공화국의 러시아주민들이 점차 그들 특유의 민족주의감정을 내세워 독립을 요구할 기미여서 고르바초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공화국이 독립을 요구할때 소련의 지도층은 물론 소련내 다른 공화국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커다란 이유가 있다. 소련 전체인구의 절반이상이 러시아인이라는 사정 이외에 소련경제가 거의 러시아공화국 경제에 의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련 전체 전력의 63%,석유의 91%,천연가스의 75%,석탄의 55%,철의 58%,쇠고기의 50%,밀의 48%,종이의 85%,시멘트의 65%를 러시아공화국이 생산하다는 통계수치로 소비에트연방에서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절대적 영향력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러시아공화국 주민들이 볼셰비키혁명이래 소련 역대지도자들의 대국 야심 때문에 괜한 희생을 해 왔다는 그 오랜 불만을 서서이 터뜨리고 있어 고르바초프정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지의 이 특집기사는 작고한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와 함께 소련 인민대표회의내 진보적 세력을 주도해온 역사학자 유리 아파나시에프(55)가 기고한 「소련제국이 와해돼야 할 이유」라는 논문도 다루고 있는데 아파나시에프는 이 논문에서 고르바초프가 추진해온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물론 고르바초프라는 인물에 대한 소련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아파나시에프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사회가 안고 있는 근원적 문제들을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페레스트로이카가 진정 의미하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임지의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라는 이 특집기사는 결론부분에서 『미래 역사가들이 20세기의 소련제국을 회고할 때 가질 의문은 소련제국이 왜 붕괴했는가라는 점보다 소련제국이 어떻게 그렇듯 오래 버틸 수 있었느냐는 점에 모아질 것』이라고 지적,소비에트연방의 앞날을 매우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03-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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