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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부부 알고보니 스파이…러시아 간첩 체포한 슬로베니아

이웃집 부부 알고보니 스파이…러시아 간첩 체포한 슬로베니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김기성 기자
입력 2023-03-26 15:50
업데이트 2023-03-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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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당국, 지난해 12월 러시아 간첩 부부 체포
간첩 부부, IT 전문가·미술 사업가로 위장
수사 결과 자택과 사무실서 거액의 현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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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아르헨티나 국적으로 위장하여 슬로베니아에서 간첩 활동을 이어간 마리아 메이어, 루드비히 기슈 부부 소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전경. 지난해 12월 슬로베니아 당국의 체포작전이 진행된 결과 이곳에서 막대한 액수의 현금이 확인됐다. 2023.1.31 AP통신
2017년부터 아르헨티나 국적으로 위장하여 슬로베니아에서 간첩 활동을 이어간 마리아 메이어, 루드비히 기슈 부부 소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전경. 지난해 12월 슬로베니아 당국의 체포작전이 진행된 결과 이곳에서 막대한 액수의 현금이 확인됐다. 2023.1.31
AP통신
정체를 숨기고 평범한 가족인 척 살고 있던 러시아 스파이들이 슬로베니아 당국에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슬로베니아 정보보안국(SOVA)이 수도 류블랴나에서 마리아 메이어와 루드비히 기슈 부부를 러시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가짜 여권을 소지하고 부동산과 골동품 등을 거래하며 러시아 정보총국(GRU)을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리아·루드비히 부부는 2017년 슬하의 두 자녀와 함께 아르헨티나를 떠나 슬로베니아에 정착했다. 두 사람은 각각 IT·미술 분야 사업을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 주민들은 이들이 아르헨티나의 치안 불안 때문에 슬로베니아로 이주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이웃들로부터 ‘35번지 가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웃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정부는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이들 부부가 러시아 간첩이라는 제보를 받고 체포에 나섰다. 부부가 쓰던 사무실에선 ‘세는 데 몇 시간이 걸리는 엄청난 액수의 현금’이 발견됐으며, 부부가 러시아 비공식 요원이나 정보원에 돈을 지불하는 자금책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들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허위 신분증으로 슬로베니아에 들어와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했다”고 발표했다.

슬로베니아는 유럽 국가 간 국경 검문을 간소화 한 솅겐 조약 가입국으로, 유럽 내 많은 국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 반해 간첩 방지 환경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첩이 활동하기 완벽한 기지였던 셈이다.

가디언은 루블랴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하여 “이 부부가 정보관이라는 사실을 모스크바가 재빨리 인정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은 수감 중인 이들을 교환하기 위해 물밑에서 협상 중이라는 것도 전했다.

파욘 슬로베니아 외교부 장관은 23일 이들 부부의 구금 기간을 연장하고, 슬로베니아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신진호 기자·김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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