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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판 ‘더 글로리’ 가해자 “다른 애들이 강제로 시켜” 변명

독일판 ‘더 글로리’ 가해자 “다른 애들이 강제로 시켜” 변명

이범수 기자
이범수, 김기성 기자
입력 2023-03-23 15:16
업데이트 2023-03-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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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3세 소녀 집단 폭행 가해자 언론 인터뷰
심리전문가 “집단의 소속감이 폭행에 영향 줬을 것”
피해자 부모 “가해자들 괴롭힘에 재미 느껴…엄벌해야”
독일,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못 해…가해자 1명만 처벌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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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독일 RTL방송이 공개한 13세 소녀 폭행 영상 중 한 장면. 10대 여학생들이 피해자를 에워싸고 비속어를 사용하며 위협하고 있다. 2023.3.22 독일 RTL 방송 캡처
22일 독일 RTL방송이 공개한 13세 소녀 폭행 영상 중 한 장면. 10대 여학생들이 피해자를 에워싸고 비속어를 사용하며 위협하고 있다. 2023.3.22 독일 RTL 방송 캡처
독일에서 13세 소녀를 집단으로 괴롭힌 10대 여학생들 중 1명이 폭행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강요에 따른 것이라고 변명했다.

22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에서 13세 소녀를 집단 폭행한 사건의 가해자 중 1명이 독일 RTL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아이들이 강제로 시켰다”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이어 그는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꼈고, 미안하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보도에서 가해자의 어머니는 “동영상을 보고 당황했다. 내 딸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 살해 협박을 받는 내 딸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RTL방송은 이날 가해자와 인터뷰를 보도하기에 앞서 10대 여학생 12명이 13세 소녀의 옷가지를 빼앗고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5분짜리 동영상을 보도했다. 영상 속 가해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소녀의 얼굴에 담뱃재를 뿌리고, 머리 위로 콜라를 뿌리며 여러 차례 폭행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영상에서 드러난 폭행 외에도 가해자들이 소녀의 볼에 담뱃불을 비벼 끄고 머리카락에 불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RTL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한 심리전문가는 가해자의 변명과 관련해 “집단에 있으면 강하다고 생각한다. 집단은 경계를 넘어서도록 사람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모친은 이날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쓰러졌었다”면서 “가해자들이 내 딸을 괴롭히는 데 재미를 느꼈다. 가해자들이 엄격하고 정당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 관련 법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아 보인다. 독일에서는 14세 미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못하게 돼 있다. 자비네 쥐털린-바크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 내무장관은 “지금까지 수사 대상에 오른 가해자는 3명인데, 이들 중 1명만 14세 이상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연령”이라고 말했다.

지방경찰은 집단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신고를 받고, 집단상해 혐의로 가해자들에 대해 진술받는 등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김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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