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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인근 ‘혼밥’ 먹는 아이…“가난보다 행복감 더 낮아요”

학원 인근 ‘혼밥’ 먹는 아이…“가난보다 행복감 더 낮아요”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03-14 14:36
업데이트 2023-03-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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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난한 아동이 혼밥할 위험성은 여전히 더 높지만, 가난하지 않은 아동이 혼밥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더 취약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3일 ‘한국사회복지학’ 최신호에 실린 논문 ‘혼밥이 아동∙청소년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정익중·이수진·정수정·이원지)에 따르면 혼밥을 많이 할수록 아이들의 행복감이 낮아진다.

이 연구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2021년 아동행복지수 조사’에 응한 전국 11~17살 2210명 중 ‘평일 이틀간 여섯 끼 식사를 모두 한 570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을 최저 0점(전혀 행복하지 않았다)에서 최고 10점(매우 행복했다) 사이 점수로 답했다.

연구 결과, 아동 570명 가운데 혼밥을 하지 않는 326명의 행복감은 평균 7.14점이었다. 하지만 혼밥 1회 아동(94명) 행복감은 평균 7.01점으로 떨어졌고, 혼밥 2회(100명) 경험자들의 행복감은 6.60점으로 낮아졌다.

3회 이상 혼밥을 한 아동(50명) 행복감은 평균 6.44점에 근쳤다. 혼밥을 할수록 행복감은 더 낮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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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펙셀즈 제공
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펙셀즈 제공
아동 행복감을 낮추는 요소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난이다. 부모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한 빈곤은 가족 간 갈등, 또래 관계, 아이의 심신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가구소득에 따른 혼밥과 아동 행복도 간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 아동들을 빈곤가구(기준소득 50% 미만) 152명, 그렇지 않은 비빈곤가구 418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혼밥을 전혀 하지 않을 때 비빈곤가구 아동의 행복감은 빈곤가구 아동보다 높았다.

하지만 혼밥 횟수가 늘면서 비빈곤가구 아동 행복감이 같은 횟수의 빈곤가구 아동보다 크게 떨어졌다. 가난보다도 혼밥이 아이 행복감에 더 영향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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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펙셀즈 제공
아이가 ‘혼밥(혼자 밥먹기)’을 할수록 행복감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펙셀즈 제공
“사교육 시간 줄이고 가족과 식사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해야”
비빈곤 아이들은 하교 후 주로 학원, 독서실 등 사교육으로 인해 혼밥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가난하지 않은 아동은 주로 학원 인근에서 혼밥 횟수가 늘어나는 등 혼밥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빈곤 아동은 사교육 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며 “빈곤 아동의 경우 혼밥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및 불규칙한 식생활로 건강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한 식사 교육 및 식단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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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이미지(위 기사와 관련 없음). MBC 제공
혼밥 이미지(위 기사와 관련 없음). MBC 제공
혼밥하는 사람들 ‘우울감’ 높아…혼밥男, 우울감 최대 2.4배 높다
최근 저출산과 핵가족화 심화로 ‘1인 가구’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664만 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나홀로족의 비율이 4인 가구를 넘어 가장 많은 주거 유형이 됐다. 혼밥이 유행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된 것이다.

국제학술지 ‘국제 사회정신학회지’ 발표에 따르면 성인도 혼자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끼게 될 확률이 최대 2.4배까지 높았다.

이런 경향은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주로 혼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남성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남성에 견줘 우울감 확률이 2.4배나 됐다.

또 가족이 있는데도 저녁 식사를 주로 혼자 하는 경우에도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1.6배나 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남성들이 그만큼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 특히 가족과의 저녁 식사 자리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우울감을 효과적으로 낮추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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