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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젤렌스키 연속 회담” 존재감 과시 나선 시진핑 [월드뷰]

“푸틴·젤렌스키 연속 회담” 존재감 과시 나선 시진핑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3-14 12:13
업데이트 2023-03-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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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 주 푸틴 대면 회담, 젤렌스키 화상 회담”
우크라전 중재로 글로벌 외교 중재자 위상 강화 전망
장기집권 비난 속 평화 중재자 역할…존재감 과시 의도
미국식 국제관계 모델 대체 자신감 반영된 중국의 외교 공세
미국 “우리가 시 주석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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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3.3.13 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3.3.13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다음 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상회담이 성사되면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얘기를 나누게 된다.

앞서 지난 1월 러시아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한다고 보도했고,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시 주석 방문을 기다린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 방러 보도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고, 중국 외교부는 즉각 답을 주지 않았다.

WSJ 소식통은 시 주석의 이런 행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는 데 중국이 더 적극적 역할을 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 우크라전 중재로 글로벌 외교 중재자 위상 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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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회담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회담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 AP 뉴시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이었던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전쟁 중단과 평화협상을 촉구했다. 입장문에는 ▲각국의 주권 존중 ▲핵무기 사용 반대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 제재 중단 ▲평화협상 개시 등 12개 항목을 담았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입장문에 대해 러시아 편만 드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제안을 즉각 배척하지 않았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다”면서도 “어쨌든 이번 제안은 의미가 있고 사태 해결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며 “시 주석과의 만남은 양국과 세계 안보에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 쪽에 더 기우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 장기집권 비난 속 평화 중재자 역할…존재감 과시 의도 분석도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 광장에서 훈장 수여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 모든 조국 수호자에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3.2.24 우크라 대통령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 광장에서 훈장 수여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 모든 조국 수호자에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3.2.24 우크라 대통령실
국가주석 3연임 확정으로 15년 장기집권 시대를 연 시 주석이 이번 연속 회담을 평화 중재자로서의 존재감 과시 기회로 삼을 거란 분석도 존재한다.

장기집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 글로벌 외교 중재자로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미 중국은 지난주 양회 기간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대표를 불러 국교정상화를 중재하는 것으로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WJS은 나아가 군사력이 아닌 상업적 관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미국식 국제관계 모델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이 중국의 외교 공세에 반영돼 있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 포위, 억압”을 한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의 외교적 보폭이 넓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미국 “우리가 시 주석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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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오커스(AUKUS)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3.13 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오커스(AUKUS)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3.13 EPA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미국·영국·호주 세 나라로 구성된 오커스(AUKUS) 동맹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 나서 “시 주석과 통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과 언제 대화할 것이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백악관은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회담에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3일 바이든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방문에 동행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시 주석이 이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관점을 직접 들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도록 독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는 중국에 그 연결이 이루어지도록 주장해왔다”면서 “미국은 그 대화를 중국에 내밀하게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장려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관리들이 “오늘 우리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대화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나 화상 회의가 있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확인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잠재적으로 더 많은 균형과 관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이 될 것이고,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법적 지원의 제공을 선택하지 않도록 계속 설득하고 싶다”고 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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