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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해진 ‘의대 쏠림’… 정원 늘리면 이공계 인력유출 해결될까

더 심해진 ‘의대 쏠림’… 정원 늘리면 이공계 인력유출 해결될까

김정화 기자
입력 2023-02-27 00:42
업데이트 2023-02-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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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의사 부족 대안 논의
상위권 학생 쏠림 심해질 수도
이공계 지원 범부처솔루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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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정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최근 마무리된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공계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지만,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반도체학과 등록을 포기하면서 정부의 위기감 또한 높아진 분위기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원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돼 있다. 2020년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22학년부터 10년에 걸쳐 모두 4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뇌심혈관계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사가 부족해지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등에서 의사단체와 의정협의를 재개하며 다시 증원 논의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원을 통해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의대 쏠림 현상이 완화될지는 교육계에서도 반응이 갈린다. 우선 의사가 늘면 그만큼 기대 소득 수준이 떨어져 의대 인기가 지금보다 하락할 거라는 의견이 있다.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국가 통제가 없으면 수도권과 인기 진료 분야로 치중되는 현상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의대 쏠림을 방지하려면 결국 이공계 진학에 따른 심리적·재정적 보상을 크게 확대하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최상위권 대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외국 박사후연구원(포닥) 과정을 거친 후 대기업의 반도체 부서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더라도 1년에 세후 1억원 이상을 벌기가 어렵다. 2020년 기준 연평균 2억 3000여만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진 의사에 비해 차이가 크다.

이에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복지부 등이 부처별로 대책을 제시하고, 대통령실이 이를 하나로 모아 조정하는 ‘범부처 솔루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직업 안정성과 급여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부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원을 포함해 의대 관련 사안은 워낙 민감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2023-02-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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