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례적 표현 담긴 영장청구서… “수사 정당성” “檢·野 전면전 우려”

이례적 표현 담긴 영장청구서… “수사 정당성” “檢·野 전면전 우려”

강윤혁 기자
강윤혁, 김소희, 박상연 기자
입력 2023-02-20 00:05
업데이트 2023-02-20 06:2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재명 구속영장’ 장외 논쟁 치열

‘내로남불·아시타비’ 신조어 적시
체포동의안·추가 수사까지 고려
“표적수사 비판 자초할 것” 지적도

이미지 확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지난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1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지난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17 연합뉴스
국회가 오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례적 표현이 담긴 검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서를 둘러싼 논쟁도 치열하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과 향후 ‘추가 수사’까지 염두에 둔 검찰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지방자치 권력을 사유화한 ‘시정 농단’,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시타비’(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 등 정치권 신조어를 사용했다. 특히 검찰은 이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해선 “징역 11년을 훨씬 상회해 선고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이 영장 청구서에 사자성어를 인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정치적 수사’를 대거 끌어들인 것은 이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전략적으로 표현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에서 법률적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가 정치적 대응을 안 했다면 이런 표현도 안 나왔을 것”이라며 “검찰 영장 청구서는 정당하게 수사하는 걸 국회가 막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국회를 상대로 하는 말 같다”고 설명했다.

또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정당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매우 중대한 지역 토착 비리”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의식한 이례적 표현 같다”면서 “나아가 검찰의 추가 수사와 재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를 ‘정치 영장’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적 표현을 빌린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기윤 변호사는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11년 정도 중형이 예상된다는 건 법리적으로 타당한 표현”이라면서도 “다만 내로남불, 아시타비 등은 법률용어도 아니고, 정치적 표현을 사용한 표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추후 검찰과 야당 간 퇴로 없는 대결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2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 대표가 차례로 나서 영장 청구 취지의 정당성과 부당성을 각각 항변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강윤혁·김소희·박상연 기자
2023-02-20 9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