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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남편 가스라이팅 했다”… 檢, 직접살인죄 적용 기소(종합)

“이은해, 남편 가스라이팅 했다”… 檢, 직접살인죄 적용 기소(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5-04 14:57
업데이트 2022-05-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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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이은해·조현수 구속

검찰 “보험금 8억 노린 범행”
“수영 못하는 남편, 3m 깊이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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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가린 계곡살인 피의자 이은해
얼굴 가린 계곡살인 피의자 이은해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4.1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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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31), 조현수(오른쪽·30)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31), 조현수(오른쪽·30)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영을 하지 못하는 남편을 발이 닿지 않는 계곡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사건 발생 2년 11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은해가 남편을 심리적 지배로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을 했으며 직접 살인에 가담했다고 명기했다.

검찰 “이은해, 남편 직접 살해”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4일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이씨와 조씨를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아 살해했을 때 적용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한 상황에는 ‘작위’,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작위’라고 한다. 통상 작위에 의한 살인이 유죄로 인정됐을 때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높다.

검찰은 또 공소장에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윤씨를 상대로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적시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다.
공개 수배된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2명
공개 수배된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2명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씨와 조씨. 2022.3.30
인천지검 제공
2019년도 복어피 섞은 음식 먹이고
낚시터에 따뜨려 남편 살해시도 혐의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윤씨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30)도 살인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달 16일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은해(31)가 사망한 남편 윤모씨(당시 39) 장례식장에서 친구와 웃고 떠들거나 휴대전화 게임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가운데, 그가 윤모씨를 가스라이팅한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방송 캡처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은해(31)가 사망한 남편 윤모씨(당시 39) 장례식장에서 친구와 웃고 떠들거나 휴대전화 게임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가운데, 그가 윤모씨를 가스라이팅한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방송 캡처
담당 검사 인사 때까지 도피 계획
수사검거 비난 기자회견문도 보관

이들은 자신들의 사건을 맡은 인천지검 주임 검사가 인사 이동할 때까지 도피 생활을 계속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사 검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문을 써서 보관하는 등 검찰 수사와 향후 재판에 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4개월간 도피 생활을 할 때 은신처를 마련해 준 30대 남성 2명을 최근 구속했으며, 또 다른 조력자 2명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를 체포하고 1주일 뒤 은신처인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안방 천장에 숨겨둔 휴대전화 5대, 노트북 1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확보했다. 이 자료들을 토대로 도피 자금의 출처 등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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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이은해 얼굴 가리고 법원 출석
‘계곡살인’ 이은해 얼굴 가리고 법원 출석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4.19 연합뉴스
檢 “유가족, 피해자가 입양한 이은해 딸
등록 정리 요청…입양 무효소송 제기”

검찰 관계자는 “유가족이 피해자의 양자로 입양된 이씨의 딸과 관련한 가족관계 등록 사항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검사가 어제 인천가정법원에 입양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유가족에게는 장례비와 생계비 등을 일부 지급했고 향후 심리치료 등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계곡 살인 혐의’ 피의자 이은해(31)가 다수의 남성들과 단기간 반복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정황이 나왔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계곡 살인 혐의’ 피의자 이은해(31)가 다수의 남성들과 단기간 반복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정황이 나왔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은해, 한 번에 남자 3명과 동거”
“이은해, 검거 전 ‘조현수에 미안하다’ 해”

한편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계곡 살인사건 취재를 맡았던 SBS 문치영 PD는 ‘그알 유튜브’를 통해 ‘이은해의 자수 플랜은 뭐였을까? 가평 계곡 살인사건 취재 비하인드 공개’라는 제목으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가출팸에서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가출팸은 가출 청소년이 유사 가족관계를 형성한 집단을 뜻한다.

계곡 사건의 주요한 공범으로 꼽히는 이씨도 이은해, 조현수와 어린 시절 가출팸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서 문PD는 “이은해가 남편 윤씨와 연애하는 와중에 다른 남자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던 걸로 확인이 됐다”라면서 “이름 석 자를 확인한 것만 6명, 동거를 같이했던 남자도 있고 한 번에 3명과 동거를 했던 기간도 있다”고 전했다.
지명수배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 SNS 캡처
지명수배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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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검거
‘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검거 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16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2.4.16 뉴스1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이 안 가는 일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윤씨가 생전에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까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는 건 윤씨의 친한 친구와 전화통화한 내용 중에 ‘아내가 의심된다. 수상하다’ 이런 이야기가 녹음돼 있고 실제로 윤씨와 이은해는 결혼은 했지만 같이 지내진 않았기 때문에 윤씨는 떨어져 있는 모든 시간 동안 이은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많이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PD는 윤씨가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뇌로 인해 잘못됐다는 걸 모르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게 가스라이팅인데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윤씨는 알았던 것 같더라. 그런데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몇 배 더 힘들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은해 검거 직전에 통화했던 지인을 통해 내용을 확인했던 문PD는 “그 지인이 이은해가 많이 울었다고 했다. 통화 당시 이은해가 계속 울면서 했던 말이 ‘조현수에게 미안하다’였다”라고 전했다.
공개 수배된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2명
공개 수배된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2명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씨와 조씨. 2022.3.30
인천지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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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도주 5개월만의 검거’
이은해 ‘도주 5개월만의 검거’ 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가 16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인천지검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이날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의 오피스텔에서 이들을 체포했다.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설득해 이은해가 자수를 하도록 유도했으며 이씨가 자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2019년 6월30일 저녁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 폭포 4m 높이에서 남편 A씨를 뛰어내리게 종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4.16 뉴스1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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