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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복 입은 김정은 “핵무력 강화”, 그 옆에 좌천됐다는 박정천과 리병철

입력: ’22-04-26 14:58  /  수정: ’22-04-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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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밤 열병식에 원수복을 입고 나서 핵무력을 급속도로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중연설을 통해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언급해 온 ‘선제타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한국 정부가 북한을 공격해 전쟁이 발발하면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북한이 핵무력을 사용해 한반도를 통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선제타격’ 능력까지 갖추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해 앞으로 ‘강대강’으로 대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왼쪽에는 한동안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국내 일부 언론이 강등, 좌천된 것이라고 추측했던 박정천 군수 담당 비서, 오른쪽에는 근무 태만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던 리병철이다. 박정천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임명돼 오히려 위상이 높아졌고, 리병철 역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위원 겸 비서로 화려하게 다시 등장했다. 리병철은 지난해 7월 전시 비축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김정은의 ‘특별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좌천돼 그동안 아무런 직책이 없었는데 10개월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로써 정치국 상무위원은 기존 5명에서 처음으로 6명으로 늘어났다. 김 위원장이 총괄, 최룡해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 대외,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가 조직, 김덕훈 내각 총리가 경제, 박정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군사, 리병철 당 중앙위 비서가 군수를 각각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군 관련 인사를 둘로 늘리고, 리병철을 복권시키면서도 그를 사실상 박정천의 휘하에 둬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려는 의중도 엿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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