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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구원(舊怨), 이번엔 풀어지나 - 한국 속한 카타르월드컵 H조

얽히고 설킨 구원(舊怨), 이번엔 풀어지나 - 한국 속한 카타르월드컵 H조

최병규 기자
입력 2022-04-03 16:23
업데이트 2022-04-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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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2010년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 ‘신의 손’에 4강 좌절
포르투갈, 박지성 결승골 얻어맞고 16년 만의 월드컵 조기 탈락
한국은 2019년 호날두 ‘노쇼’ 처신에 깊은 상처

지난 2일 확정된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8개 조 가운데 한국이 속한 H조 만큼 ‘지난 악연’으로 서로 얽히고 설킨 조는 없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2010년 7월 2일 남아공월드컵 8강전 연장 후반 가나의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더를 손으로 막아내고 있다. [서울신문 DB]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2010년 7월 2일 남아공월드컵 8강전 연장 후반 가나의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더를 손으로 막아내고 있다. [서울신문 DB]
H조에는 한국을 비롯해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이 묶였다. 네 나라 가운데 우루과이, 특히 그 중에서도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악연의 중심’에 있다.

우루과이는 한국과 역대 상대 전적에서 6승1무1패로 우위에 있다. 월드컵에서는 두 차례 만나 두 번 다 이겼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1-0으로, 2010년 남아공에서는 16강전에서 2-1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열세를 인정한다 해도 남아공 대회는 아쉬웠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B조 2위를 차지해 원정 첫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16강전에서 수아레스에게 선제골과 결승골을 내주는 바람에 그 이상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후반 23분 이청용의 동점골로 만든 재기의 희망을 수아레스가 12분 뒤인 후반 35분 결승골로 짓밟았다.
박지성이 2002년 6월 14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D조 3차전 후반 25분 상대 문전에서 그림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벤치로 달려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박지성이 2002년 6월 14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D조 3차전 후반 25분 상대 문전에서 그림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벤치로 달려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가나는 묘하게도 수아레스와 더 깊고 뼈아픈 악연에 묶였다. 16강에서 한국을 꺾은 우루과이의 다음 상대는 가나였는데, 당시 가나는 두 번째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8강까지 올랐지만 이른바 ‘신의 손’ 때문에 좌절했다.

당시 1-1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후반이 끝나기 직전 가나의 골키퍼까지 뛰어나온 상황에서 프리킥을 받은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더를 수아레스가 아예 대놓고 손으로 막아냈다.

그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바로 퇴장당했지만 가나의 키커 아사모아 기안이 이를 실축하는 바람에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결국 가나는 2-4로 패해

눈물을 뿌렸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수아레스였지만 가나의 눈에는 자국의 월드컵 역사를 바꾼 천하의 역적으로 불려졌을 게 틀림없다.

커트 오크라쿠 가나축구협회 회장은 조 추첨이 끝난 뒤 “설욕의 시간이 왔다”면서 “우리는 남아공 당시 분명히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때 수아레스의 ‘수비’가 나왔다. 우루과이와의 이번 재대결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르투갈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전 패배로 우루과이에 앙금이 남았지만 정작 가장 뼈아픈 패전은 2002년 인천 문학구장에서였다.
크리스티나우 호날두가 2019년 7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은채 벤치만 지키고 있다. [서울신문 DB]
크리스티나우 호날두가 2019년 7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은채 벤치만 지키고 있다. [서울신문 DB]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 복귀,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 1승1패의 전적을 안고 나섰던 포르투갈은 주앙 핀투와 베투의 연이은 퇴장 속에 박지성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얻어 맞고 0-1로 져 1승2패가 되면서 눈물 가득한 짐보따리를 꾸렸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 입장에선 포르투갈에도 아직 씻겨지지 않은 분노가 엄연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때문이다. 그는 2019년 7월 K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그라운드에는 단 1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른바 ‘노쇼’ 사건으로 공분을 샀다. 거액의 초청료만 잡아떼였다며 ‘날강두’라는 별명도 생겨났다.
최병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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