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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공식화… 채권 22조원 ‘빨간불’

헝다 디폴트 공식화… 채권 22조원 ‘빨간불’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1-12-09 22:34
업데이트 2021-12-10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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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피치 ‘제한적 디폴트’ 등급 강등
“8250만弗 이자 지급 요청에 응답 없어”
中채권 우선 구제·해외 채권 손실 우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중국 최대 규모 부동산 건설사 헝다를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헝다그룹의 채무 불이행이 공식화됐다.

피치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가 8250만 달러(약 976억원)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제한적 디폴트란 채권 발행자가 돈을 제대로 못 갚긴 했으나 파산 신청이 개시되지 않고 아직 정상적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헝다는 지난 6일까지 계열사 징청이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250만 달러를 갚지 못해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피치는 이번 채무 불이행이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헝다의 다른 달러 채권의 만기가 즉각 돌아온 것으로 봐야 하며 해당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25%의 상환을 요구하면 헝다가 이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헝다의 역외 채권 발행 규모는 192억 달러(약 22조 7000억원)에 이른다.

헝다의 디폴트가 공식화되면서 중국 금융당국 주도로 채무 조정과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헝다는 지난 6일 국유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출범했다고 공개했다. 이 위원회는 당국이 헝다 사태를 해결하고자 만든 실무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헝다 사태를 관리하고 있는 광둥성 정부도 지난 3일 헝다에 업무팀을 파견해 본격적인 개입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시장 원리에 따라 헝다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이날 “헝다 위험 문제는 시장 사건으로서 시장화, 법치화 원칙에 따라 적절히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약 2조 위안(364조원)으로 파악된다. 이 중 대부분이 중국 내 채무다. 이에 따라 중국은 160만명에 달하는 자국 채권자 구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채권 투자자들은 후순위로 밀려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내다봤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21-12-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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