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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와 5·18 ‘빼고’ 전두환 평가하는 윤석열 [김유민의돋보기]

쿠데타와 5·18 ‘빼고’ 전두환 평가하는 윤석열 [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0-20 13:59
업데이트 2021-10-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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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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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2021. 6. 29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2021. 6. 29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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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그린 전두환
찡그린 전두환 사진은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8년 5월 3일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이라고 지칭했다. 뉴스1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는 지난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다음 일정에서는 “앞뒤 다 빼고 이야기를 한다”며 “전두환이 7년 간 집권하면서 잘못한 거 많다. 그러나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냐. 내가 아까 뭐라고 했나.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그 후에 대통령도 배울 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도 다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과 대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석열 후보는 “5·18, 군사 쿠데타는 잘못됐다고 분명히 말 했다.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뗀다. 전문을 보라”고 발끈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전두환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쿠데타로 탈취… 군인들이 정치 전문가?
전두환 평가에 있어 쿠데타와 5·18을 뺄 수 없다.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노태우를 포함해 하나회 출신 ‘군인’들을 청와대와 ‘국회’에 배치해 5공 내내 권력을 사유화했다. 그 과정에서 광주의 무고한 시민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나갔다. 전두환은 재임기간 1995년 기준 기업 등에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챙겼고, 1997년 법원은 그 중 2200억 원 정도를 추징 결정했지만 전두환은 ‘내 전재산은 29만원’이라며 이를 내지 않고 골프를 치며 지내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해명글에서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자신의 역사관이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전두환 정권은 국정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지 않았을 뿐더러 뛰어난 인재들이 능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한 시대도 아니었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이를 정당화했던 군부정권을 향해 “정치를 잘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해명이 아니라 사과가 필요한 발언이다.
지난 3월 16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 A씨(왼쪽 세 번째)가 자신의 총격으로 사망한 고(故) 박병현 씨의 묘지에 분향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지난 3월 16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 A씨(왼쪽 세 번째)가 자신의 총격으로 사망한 고(故) 박병현 씨의 묘지에 분향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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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나타난 전두환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
골프장에 나타난 전두환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 전두환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묻는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질문에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며 답변하고 있다.(임 부대표 제공) 2019.11.7/뉴스1
국민의힘 대권주자들 “역겨운 전비어천가”
대권 경쟁자인 유승민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전비어천가, 역겹다”라며 “5·18의 아픔 앞에 이런 망언을 한다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공감능력이 없는 건지, 오직 표 계산에만 정신이 팔린 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건지, 참 경악스럽고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유승민 후보는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막가파의 망언”이라며 “기업들에게 수천억 돈을 뜯고 세금을 훔쳐서 자기 주머니에 수천억 비자금을 챙겨서 말 잘 듣는 ‘똘마니’들에게 나눠주는 식의 썩어빠진 부패 정치를 윤 후보는 ‘잘하는 정치이고 조직관리’라는 말이냐”며 “이런 저렴한 역사인식과 몰상식한 사람이 보수의 예비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는 게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러고도 공정과 상식을 말하고 부정부패 척결을 말할 수 있나.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불행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뽑는다면 보수정치도 끝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오른쪽),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10.15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오른쪽),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10.15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후보도 “전두환 옹호 발언은 아무 말 대잔치를 넘어 망발에 가깝다”며 “본인, 처, 장모의 끝없는 범죄 의혹에 1일 1망언으로 당의 위상과 명예를 추락 시키고 대선후보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대선에 이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후보만 되면 당을 보호막으로 자기 가족은 보호할 수 있다’는 얄팍한 생각에서 나오는 무리수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람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 역시 “윤 후보 발언에 경악했다”라며 “내가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잡혀가서 관악산 가서 철제의자로 두드려맞고 인천공장 가서 위장취업해서 숨어다니고 그때 또 치안본부 끌려가서 두드려 맞고 했던 거 이거 (전두환이) 잘한 거냐”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그때 그 이후에 삼청교육대 보내고 기업인들 전부 재산 뺏어서 하고 언론 통제법 만들고 학생들 물고문하고 그거 잘한 거냐”고도 되물었다.

원 후보는 “이런 분이 광주에 사과하고 호남과의 동행, 앞으로는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올리고 이제는 결코 국가가 한 사람의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복지를 우리가 무시하지 않는 그런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이 되겠다고 반성문 쓰고 우리가 전부 엎드려서 큰절해 놓고 이게 뭔가”라며 “깜짝 놀랐다. 일단 바로 사과하시라. 저는 세배한 것 가지고 사과했고, 한 달 동안 하고 지금도 따라다닌다”고 촉구했다.

원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또) ‘지금 내가 말 잘못한 게 뭐냐’고 해서 지금 그때 5·18 이후 5공 때 그 악몽의 기억을 갖고 있는 온 국민들 그리고 6월 항쟁 때 나섰던 그 사람들하고 지금 전부 싸우겠다는 것이냐”며 “우리를 지금 교육시키겠다는 겁니까? 잘못 생각하고 있다. 참모들이 직언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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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광주서 토론회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광주서 토론회 국민의힘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1.10.11 사진공동취재단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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