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카메라에 잡힌 손바닥 ‘왕’ 낙서
실수라기엔 매 토론마다 적힌 임금 글자
홍준표 “무속 등장한 사상 최악의 경선”
지난 1일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대선 경선 5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튜브 MBN 방송화면 캡처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방송토론회에 출연해 안상수·원희룡·유승민·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등 후보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같은 검찰 출신이자 당내 유력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 공수처로 넘어가면서 손준성 검사가 문제됐다. ‘검사가 문제가 되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적 있죠?”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잘못된 일이 제가 관장하는 영역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고, 홍 의원은 “확인되면 도의적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윤 전 총장은 “도의적 책임이란 게 지는 방법이 있냐. 제가 이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는 그런 거죠”라고 짧게 답했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과 손준성은 법률 공동체가 아니냐”라고 지적했고, 윤 전 총장은 “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정치를 자꾸 저질화시키는 그런 걸 하지 마시라”며 “근거를 가지고 말씀을 하셔야지.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해오셨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법률 공동체라는 말이 지구 상에 어디 있느냐”라며 발끈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흥분한 나머지 수차례 손을 들어 보였고 왼쪽 손바닥에는 왕(王)자 낙서가 선명하게 보였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MBC 100분 토론 4차 방송토론과 지난달 26일 열린 채널A 주관 3차 방송토론에서도 손바닥에 ‘王’을 적은 채 나왔다.
TV토론 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그려진 낙서. 유튜브 화면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윤석열 전 총장이 적은 ‘王’이 무속 신앙에서 ‘셀프 부적’으로 통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무속인 유튜버는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가능한 ‘셀프’ 부적이 있다고 소개하며 “말빨이 달리거나 가기 싫은 자리에 어쩔 수 없이 가야할 때 손바닥에 임금 왕을 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쓴 논문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2007년 논문 제목의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번역해 입방아에 오른 김건희씨의 2008년 박사학위 논문이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이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사주, 궁합, 관상 등 ‘운세 콘텐츠’를 주로 하고 있다.
‘회원 유지’를 ‘member Yuji’ 표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개명 전 김명신)씨 학술 논문과 박사 논문을 국민대 윤리위원회가 조사하기로 했다. 박사논문은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긁어 붙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 윤 전 총장 측은 “동네에 연세 좀 있으신 지지자들이 격려 의미로 적어준 것을 토론회 시작까지 지우지 못했다”라며 역술적인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