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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채 잡고 변기물 먹였다” 하동 ‘서당 폭력’ 원장 구속 “증거인멸 우려” [이슈픽]

“머리채 잡고 변기물 먹였다” 하동 ‘서당 폭력’ 원장 구속 “증거인멸 우려” [이슈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5-17 23:53
업데이트 2021-05-1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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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청 합동 전수조사로 학폭 등 피해 확인

훈장 A씨, 수차례 학생 체벌·폭행 혐의
서당 내 광범위한 학폭, 증거인멸 정황도
서당 기숙사서 피해 학부모, 학폭 靑청원
“변기물에 얼굴 담그고 청소솔로 이 닦여”
“옷 벗겨 찬물 목욕 뒤 세워 놓고 물세례”
“은폐 서당·학생 엄벌 촉구” 경찰 수사
바닷가 공중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은 뒤 유기한 20대 여성은 4일 자신이 임신한 줄 전혀 몰랐다고 수사당국에 밝혔지만 5개월 만에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변기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바닷가 공중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은 뒤 유기한 20대 여성은 4일 자신이 임신한 줄 전혀 몰랐다고 수사당국에 밝혔지만 5개월 만에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변기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최근 잇단 학교폭력 폭로로 충격을 준 ‘서당 학교폭력’과 관련해 하동 한 서당 훈장 A씨가 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가 학생들을 체벌한 것은 물론 각종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서당은 올해 1월 후배 머리채를 잡아 변기에 밀어 넣고 명치와 어깨 등을 때리는 등 11차례에 걸쳐 선배들에 의한 상습 폭행이 벌어져 공분을 산 곳이다.

경남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17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서 “나머지 서당 관계자 및 학생 간 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하동 서당 일대에서 학교폭력이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하동군, 경남도교육청 등과 합동으로 20여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 추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했다.

이번 구속은 전수조사에 따른 첫 결과로 A씨는 수차례 서당 학생들을 체벌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남 하동의 해당 서당 기숙사에서 엽기적인 학대를 당한 피해 초등학생의 학부모는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 학생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얼굴을 변기물에 담근 뒤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솔로 강제로 이를 닦게 하는 등 끔찍한 학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학교폭력 신고에도 가해 학생들에 대해 출석정지 5일 처분에 그치자 학부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 확대
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2021.3.30
연합뉴스
“엽기적 성적고문·폭행·갈취로 괴롭혀”
“가슴 꼬집고 상식 밖 성적 고문 가해”

초등생 3명 “딸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 먹여”
“세제·샴푸 먹인 뒤 목 아파하자 변기물 줘”


청와대에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3월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고문과 협박, 갈취, 성적고문으로 딸아이가 엉망이 됐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9만명이 넘게 청원에 동의했다.

학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자는 “하동 지리산에 있는 서당(예절기숙사)에서 딸아이가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 까지 같은 방을 쓰는 동급생 한 명과 언니 2명 등 총 3명에게 말이 안 나올 정도의 엽기적인 고문, 협박, 갈취, 폭언, 폭행, 성적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화장실 변기를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또 “세탁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텀블러에 따라 억지로 먹게 하고 샴푸와 바디워시를 입에 넣은 뒤 고통스러워 목이 너무 아프다며 물을 달라는 딸에게 변기 물과 수돗물을 마시게 했다”고 학대 행위를 상세히 기술했다.

이어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으며 가슴과 등을 꼬집고 때리는 등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고 했다.
 “머리채 잡고 딸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 먹였다” 靑 학폭 청원
“머리채 잡고 딸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 먹였다” 靑 학폭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소변 먹이고 얼굴에 뜨거운 물 부어”
“얼굴에 바디스크럽, 눈에 향수 고통”
“은폐하려 한 서당, 강한 조사 필요”

청원인은 “딸이 고통스러워하는 숨소리(신음)를 내면 더 강도를 높였다”면서 “펀치를 날리듯 손목 잡고 달려가며 아이의 가슴 명치를 주먹으로 때리고 가래침을 뱉고 여기저기 마구 밟았다”고 기술했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소변을 아이에게 먹였다고도 했다.

특히 “피부 안 좋아지게 만든다며 얼굴에 바디 스크럽으로 비비고 뜨거운 물을 붓고 눈에는 못생기게 만든다며 향수와 온갖 이물질로 고통을 주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저희 딸한테 행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청원인은 서당측이 사건을 덮기 위해 가해 학생 부모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서당내 구타, 고문, 폭행 사건이 심각하다 인지해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게 됐지만 보호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딸이 학교에서 죽으려고 여러 번 생각했지만 엄마, 아빠 생각이 나서 죽지 못했다고 말했을 때 제 자신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들과 서당에 강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 가해자들과 은폐하려는 서당 측이 처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딸 아이가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고문을 당했습니다”
“딸 아이가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고문을 당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021-03-26
하동교육청, 학폭위서 가해 학생 3명
출석정지 5일, 서면 사과 처분

앞서 하동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3명에게 출석정지 5일, 서면사과, 본인 특별교육, 보호자 특별교육 등 처분을 내렸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하동교육지원청의 처분이 약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었다.
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2021.3.30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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