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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형제’의 그 순간처럼 인류 첫 비행 탐사 길 열리나

‘라이트 형제’의 그 순간처럼 인류 첫 비행 탐사 길 열리나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04-19 22:40
업데이트 2021-04-2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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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인저뉴어티’ 화성서 이착륙

3m 높이로 상승… 40초간 정지 비행
지형에 구애 안 받는 접근성 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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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헬기 ‘인저뉴어티’ 화성 상공 날았다
NASA 헬기 ‘인저뉴어티’ 화성 상공 날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용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왼쪽)가 19일 오전 3시 30분(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고도 3m에서 40초간 화성 하늘을 비행하고 있다(오른쪽).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지구 밖 행성에서 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량 1.8㎏의 인저뉴어티가 화성 하늘을 나는 모습은 3시간여 뒤 NASA에서 확인됐고 NASA는 이를 유튜브를 통해 중계했다.
유튜브 NASA TV 캡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용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독창성)가 19일 오전 3시 30분(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화성 하늘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인류가 만든 비행체를 지구 밖 행성에서 비행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높이 0.5m, 회전날개 길이 1.2m, 중량 1.8㎏의 인저뉴어티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30분 이륙해 고도 3m에서 40초간 회전날개 두 개를 돌려 제자리 비행을 한 뒤 착륙했다. 인저뉴어티의 비행 성공은 각종 정보 분석을 통해 3시간여 뒤인 오후 7시 50분쯤 확인됐으며, NASA는 이를 유튜브를 통해 중계했다.

앞서 지난 2월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배 부위에 실려 ‘예제로 크레이터’에 도착한 인저뉴어티는 이달 초 퍼서비어런스에서 분리돼 이륙을 준비해 왔다. 퍼서비어런스는 인저뉴어티로부터 약 65m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물러나 시험비행 촬영 준비를 마쳤다. 인저뉴어티는 지난 12일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회전날개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서 문제점을 개선한 뒤 이날 재시도에 들어가 결국 성공한 것이다.

인저뉴어티는 중력은 지구의 3분의1,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1에 불과한 화성에서 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개발에는 총 8000만 달러(약 894억원)가 투입됐다. 화성에서의 무게는 0.68㎏으로, 공기 힘으로 양력(물체를 띄우는 힘)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대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탄소섬유로 만든 날개 4개가 보통 헬기보다 8배 정도 빠른 분당 2500회가량 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날개 끝의 속도로 따져 보면 음속의 약 3분의2에 해당하는 빠른 회전이다. 뉴욕타임스는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는 것은 지구에서 고도 10만 피트(약 30㎞)로 비행하는 것과 비교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NASA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앞으로 한 달간 비행고도를 더 높이며 네 차례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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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저뉴어티의 시험비행은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일과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인공위성과 지상 로버에만 의존했던 우주 탐사의 폭이 넓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지상 로버가 가지 못했던 심한 경사지 등 험지 탐사는 물론 탐사 반경을 넓히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4-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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