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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성희롱 신고했더니… 부장은 “왜 일 키우냐” 회유

동료 성희롱 신고했더니… 부장은 “왜 일 키우냐” 회유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1-03-21 20:58
업데이트 2021-03-2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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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퇴사 강요·승진 배제 2차 가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뒤 동료나 상사, 회사로부터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직장에서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일고민상담실이 지난해 지원한 197건의 상담 중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113건(57%)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58건), 부당해고(14건), 기타 노동사안(9건), 성차별적 조직문화(2건) 등 순으로 상담이 많았다. 거래처나 원하청 관계, 신입·수습직원처럼 지위가 낮은 경우 성희롱 피해에 취약하다. 회식이나 술자리 외에 사무실에서 마우스 위로 손을 잡거나 불필요하게 몸을 밀착하는 성희롱도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겪는 2차 피해도 심각하다. 동료나 상사가 “대화로 풀 수 있는데 신고하느냐”며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심어 주거나 “(가해자가) 나이가 많아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 주라”며 참으라고 하는 식이다.

회사는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신고 의도를 의심하거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피해자에게 퇴사를 종용하거나 승진 배제, 부당 전보·징계 등 불이익을 준 경우도 있었다.

여성민우회는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은 노동자에게 신체·정서적 악영향을 끼치는 노동권 침해 행위”라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더불어 회사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1-03-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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