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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하얀 리본 품은 추모 물결

‘남김없이’… 하얀 리본 품은 추모 물결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2-16 21:42
업데이트 2021-02-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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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이어진 故 백기완 선생 빈소

권영길 전 대표 “혁명 꿈꾼 로맨티스트”
홍세화 “사랑·명예·이름도 없이 가셨다”
가수 전인권·김동명 위원장 등 빈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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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에 놓인 고인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에 놓인 고인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에는 부음 이튿날인 16일에도 노동·사회·정치 등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를 찾은 시민들도 전날보다 더 늘었다. 3층 장례식장 입구는 조문객들이 하얀 리본 모양의 종이에 쓴 추모 문구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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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방문해 고인에게 헌화하기 위해 국화꽃을 들고 있다. 시민의 웃옷에는 고인의 시구절인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에서 따온 ‘남김없이’ 글귀가 적힌 리본이 달려 있다.  연합뉴스
한 시민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방문해 고인에게 헌화하기 위해 국화꽃을 들고 있다. 시민의 웃옷에는 고인의 시구절인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에서 따온 ‘남김없이’ 글귀가 적힌 리본이 달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고인이 폐렴으로 별세한 뒤 50여개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구성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18일까지 일반 시민에게도 빈소를 개방하고 공식 조문을 받는다”며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13곳에 분향소를 차렸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장례 마지막날인 19일 오전 8시 발인 뒤 오전 9시 대학로 거리에서 노제를 하고,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 이후 장지인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동해 오후 2시 하관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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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빈소를 찾아 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빈소를 찾아 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장례식장을 찾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백 소장은 혁명을 꿈꿨던 로맨티스트였다”면서 “통일운동가로 단정 짓기 힘든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민주화운동 동지로서 오랜 세월 함께했다. 특히 권 의원은 1997년, 2002년,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출마했고, 백 소장은 1987년과 1992년 대선에서 민중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고인은 투병 중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 참여했다”며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해고 노동자들의 편에 섰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세화 장발장은행 대표는 “우리 시대의 큰 별이 가셨다”며 “고인이 지은 노랫말대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셨다”고 애도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도 “살아 계실 때 너무 힘들게 애 많이 쓰셨는데 이제 뒷사람들이 이어서 잘할 테니 하늘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수 전인권씨는 고인의 딸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인사를 나눴다. 그는 “생전에 고인께서 공연도 자주 보러 오셨다”며 “어제 백 교수에게 전화해 ‘건강을 꼭 챙겨야 고인도 마음이 편하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임순례 영화감독,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김두관·양이원영·김영주·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도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시민들도 옷에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에서 따온 ‘남김없이’라고 쓰인 하얀 리본을 달고 빈소로 들어섰다.

한편 이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두환 정권 당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규탄대회를 주도하다 고인이 구속되자 미 하원의원들이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외교전문 2건을 공개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2-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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