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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날아온 사실 거짓 판명, 살처분 면한 호주 비둘기

미국에서 날아온 사실 거짓 판명, 살처분 면한 호주 비둘기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1-15 08:23
업데이트 2021-01-1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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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케빈 셀리버드 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비둘기 조가 지난 12일 지붕 위에 앉아 있다. 발목에 찬 푸른 밴드 때문에 지난해 10월 29일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대회 도중 사라졌던 비둘기로 알려져 살처분 위기에 몰렸으나 밴드가 가짜인 것으로 판명돼 목숨을 구하게 됐다. 케빈 셀리버드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케빈 셀리버드 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비둘기 조가 지난 12일 지붕 위에 앉아 있다. 발목에 찬 푸른 밴드 때문에 지난해 10월 29일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대회 도중 사라졌던 비둘기로 알려져 살처분 위기에 몰렸으나 밴드가 가짜인 것으로 판명돼 목숨을 구하게 됐다.
케빈 셀리버드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 오리건주에서 호주로 날아온 것으로 오해를 받아 검역법 위반으로 살처분 위기에 몰렸던 비둘기가 오해가 풀려 목숨을 구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오리건주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대회에서 사라진 경주용 비둘기가 두 달 뒤인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의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됐다. 집 주인 케빈 셀리버드는 비둘기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따 조란 이름을 지어줬다. 태평양을 건너 1만 3000여㎞를 날아온 조에게 당연히 관심이 쏟아졌고 동식물 검역이 엄격하기로 이름난 호주 농림부는 조가 “토종 새들과 가금업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식량안보와 야생조류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호주에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호주 검역청(AQIS)은 셀리버드에게 연락해서 비둘기를 잡아줄 수 있는지 문의하며 “미국에서 온 탓에 조류 질병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셀리버드는 “50㎝ 이내로 다가가면 날아가버려서 잡을 수 없다”고 했고, 검역청은 조류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둘기 다리에 묶여있던 밴드가 미국비둘기협회(APU)로부터 등록된 비둘기임을 알렸는데, 가짜로 판명됐다.

 오클라호마주에 본부를 둔 미국경주용비둘기연맹(ARPU)의 데오네 로버츠는 조의 발목에 채워져 있는 밴드를 조사해보니 미국 비둘기는 파란색 깃털이었다며 멜버른에서 찍힌 비둘기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에서 발견된 비둘기의 밴드는 가짜이며 추적 불가능하다. 그 새의 고향은 미국이 아니라 호주가 분명하다. 따라서 죽일 이유가 하등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가 어떤 경위로 밴드를 위조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최근 경주용 비둘기가 워낙 값 비싸게 거래되니까 사기를 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했다.

 호주 농림부는 15일 성명을 발표, “조사 끝에 농림부는 조 비둘기가 분명히 호주 비둘기라고 결론을 내렸다. 종 다양성 위험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농림부는 적법한 다리 밴드를 복제한 가짜로 판명된 것에 만족한다. 따라서 이 새에 대해 더 이상 취할 조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셀리버드의 비둘기 조는 경주용 비둘기가 아니라 그냥 터키산 텀블러(공중제비) 종으로 보인다고 했다.

 호주 검역당국은 2015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니 뎁이 신고를 하지 않고 전용기로 요크셔테리어 반려견 ‘피스톨’과 ‘부’ 두 마리를 개인 제트기에 태워 입국하자 안락사를 경고하며 50시간 안에 데리고 나가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뎁과 당시 부인이던 앰버 허드는 비디오 사과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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