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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확진되면 논술 못 본대…증상 있어도 숨길까?” 끝나지 않은 불안

[수능] “확진되면 논술 못 본대…증상 있어도 숨길까?” 끝나지 않은 불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2-03 17:50
업데이트 2020-12-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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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온라인커뮤니티 논술 앞두고 불안감 호소

대학별로 확진자에 논술·면접고사 응시 제한
교육당국 권고와 달리 일부 대학,

실기시험에 자가격리자 응시 제한
전국서 하루에도 수만명 몰려
캠퍼스 인근까지 방역 불가능
대학 논술 일부 포기 수험생도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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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수능 끝, ‘집으로’
[2021 수능] 수능 끝, ‘집으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3/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논술과 면접 등을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능 시험장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되면 논술 응시를 할 수 없도록 대학별로 규정을 정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티 내지 않고 입시 전형이 다 끝날 때까지 숨겨야 하는게 아니냐는 위험천만한 발상도 나온다. 자칫 전파력이 좋고 활동성이 좋은 10대, 20대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능 전날 수험생 414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에서 5명이 확진됐으며 나머지는 음성으로 판명났다.

건국·서강·한양대 5일부터 논술
3일 치러진 수능 이후 코로나19가 더 거세게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논술과 면접 등 각종 대학별 고사를 앞둔 수험생들 사이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도 치를 수 있던 수능과는 달리, 대학별로 진행되는 논술·면접고사는 응시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날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서강대·한양대를 비롯한 전국 여러 대학이 이번 주말인 5일부터 논술 시험을 실시하며, 이후로도 주말마다 각종 대학별 고사가 예정돼 있다.

교육당국이 비대면 평가방식이나 별도 고사장 등을 활용해 자가격리자에게도 응시 기회를 보장할 것을 권고하긴 했으나, 확진자의 경우 대부분 전형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실기고사 등 일부 전형은 자가격리자 응시도 제한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전부터 “내가 시험 친 교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어떡하냐”, “논술을 못 치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수능 이후 증상이 나타나도 숨겨야 하나” 등의 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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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엄마 품에 안겨’
[2021 수능] ‘엄마 품에 안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시험장을 나서며 기다리던 엄마 품에 안기고 있다. 2020.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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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우리 딸 정말 고생했어’
[2021 수능] ‘우리 딸 정말 고생했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인 3일 오후 광주 남구 26지구 제31시험장인 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부모와 포옹하고 있다. 2020.12.3/뉴스1
캠퍼스 밖 대기 학부모까지 통제 못해
“교문 근처에 다 몰려있어 거리두기 안 돼”
“응시자나 가족중 확진자 하나 나오면 끝”

특히 수만 명의 수험생·학부모가 캠퍼스에 몰리는 논술 고사의 특성상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적지 않다. 각 대학에서 최대한 방역 지침을 촘촘히 마련하고는 있지만 캠퍼스 인근까지 관리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논술시험 당일 학부모 등 외부인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캠퍼스와 연결된 지하철 출입구 이용을 제한키로 했다”면서도 “캠퍼스 밖에서 대기하는 학부모들까지 통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수험생 문모(18)양도 “수능 전에 응시한 논술 시험장에서도 학부모 출입을 제한했지만 교문 인근에 모두 몰려 있어 거리두기가 되지 않았다”며 “응시자나 그 가족 중 확진자가 하나라도 나오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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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수능] 고생 많았어
[20201수능] 고생 많았어 3일 오후 대구혜화여자고등학교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밖으로 나오자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학부모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수능을 치른 자녀를 위로하고 있다. 2020.12.3/뉴스1
“꼭 가고 싶은 대학 아닌
대학 논술은 불상사 방지차 포기”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꼭 필요한 시험만 응시하고 나머지는 포기하겠다는 수험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수시 6개 대학을 모두 논술 전형으로 지원했다는 재수생 이모(19)군은 언론에 “중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꼭 가고 싶은 대학 시험에 응시를 못 하는 불상사가 생길까 걱정된다”며 “다음 주를 위해 이번 주말 시험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이라는 큰 고비를 앞두고 마음을 졸였던 가족들 역시 각종 시험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조심하려는 분위기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강모(50)씨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인데, 주말에 있을 아들의 논술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오늘과 내일은 휴가를 냈다”며 “모든 수험생이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무사히 전형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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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수능] ‘너무나도 힘들었던 수능까지의 길’
[2021수능] ‘너무나도 힘들었던 수능까지의 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친구들과 기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 늦춰진 이번 수능은 역대 최소인 49만3433명이 응시한 가운데 전국 86개 시험지구 13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2020.12.3/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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