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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도 ‘확진’…스웨덴의 자유로운 방역이 실패한 이유[이슈픽]

왕실도 ‘확진’…스웨덴의 자유로운 방역이 실패한 이유[이슈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1-27 10:34
업데이트 2020-11-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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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확진자 23만 6355명·사망자 6622명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카를 필립(오른쪽) 왕자와 소피아 왕자비. /AFP 연합뉴스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카를 필립(오른쪽) 왕자와 소피아 왕자비. /AFP 연합뉴스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카를 필립 왕자(41)와 소피아 왕자비(35)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AP 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왕실은 이날 필립 왕자 부부의 코로나 양성 판정 소식을 전하며 “약간의 독감 증상이 있지만 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왕자 부부는 자택에서 두 자녀와 자가격리를 하고 있으며, 자녀들은 별다른 코로나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실비아 왕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왕세녀와 남편 다니엘공 등도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스웨덴 왕실은 지난 20일 스웨덴 실비아 왕비의 형제 장례식에 함께 했다고 밝혔다. 장례식에는 10명 이하의 인원이 참석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지침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사전 코로나 검사에서는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스웨덴 정부는 감염원을 찾기 위해 왕실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진행하고 이들이 만난 사람에 대해 진단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27일 오전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3만6355명, 누적 사망자는 6622명이다.
스웨덴 보건당국 책임자인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이 지난 6월 3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일일브리핑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는 27일 독일 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스웨덴 보건당국 책임자인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이 지난 6월 3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일일브리핑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는 27일 독일 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집단 면역 포기… 결국 부분 봉쇄로
스웨덴의 코로나19 방역 총괄 책임자는 자유로운 방역으로 사실상 감염 방치라는 비판을 받은 일명 ‘집단면역’ 정책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독일 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텡넬은 “젊은이들이 중증인 경우는 적고, 사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사망사례는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공공보건의 관점에서 좋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역사상 백신 없이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의 전염을 완전히 막은 사례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텡넬은 코로나19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학교와 레스토랑, 헬스클럽을 열고 자유로운 방역을 추구했다. 이로 인해 인구 대비 사망률이 코로나19가 최고로 심각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독일보다 5배, 노르웨이나 핀란드에 비하면 10배 높다.
코로나19에도 일상생활 즐기는 스웨덴
코로나19에도 일상생활 즐기는 스웨덴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야외 식당에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집단면역을 목표로 차단 정책보다 느슨한 봉쇄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0.3.27
EPA 연합뉴스
고령층에 위험한 코로나…고의 방치였나
지난 4월 중순 이미 코로나19 치사율 10%를 넘어섰던 스웨덴은 그 중 3분의 1이 고령계층이라며 ‘고의 방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방역능력이 부족한 데다 노인층에 대한 연금 지급 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정부와 젊은 층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 현재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처음부터 봉쇄를 했던 덴마크, 핀란드의 상황은 호전되는 추세를 보였다. 스웨덴 내 재감염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집단 면역은 스웨덴 정부의 과학적 근거 없는 무모한 실험으로 확정되는 상황이다. 보건 전문가들 역시 스웨덴 사례를 성공 사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브라질도 집단면역을 시도하다가 확진자가 남미 1위 및 대한민국의 7배 이상으로 올라갔다. WHO가 성공사례로 대한민국의 방역을 꼽는 이유다. 질병관리본부는 집단면역과 관련 “치명률이 1%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만명이 사망해야 한다. 그러한 희생을 치러야만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라고 이를 추구하지 않는 이유를 명확히 한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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