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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탈 썼다지만… 알고보면 여린 남자 양의지

공룡의 탈 썼다지만… 알고보면 여린 남자 양의지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11-25 10:32
업데이트 2020-11-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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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투런 홈런을 쳐내고있다.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투런 홈런을 쳐내고있다.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세상만사 귀찮은 표정, 승부에 대한 진지함보다는 5차전에 끝내고 빨리 가겠다는 넉살, 아무런 긴장도 없는 듯 상대 선수와 경기 중에 농담하는 여유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공룡의 탈이었으니….

2020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양의지가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공룡의 탈을 벗었다. ‘양의지시리즈’라는 평가와 친정팀을 상대해야 하는 얄궂은 운명은 아무리 양의지라고 해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무심함의 대명사처럼 보였지만 양의지는 우승 세리머니 과정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원종현과 끌어안고 상기된 얼굴로 그라운드에 눕기도, 눈물이 마르지 않은 채로 구단이 준비해준 대형 검을 손에 들기도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지난 시간들이, 힘들었던 게 많이 생각나서 감정이 폭발했다”고 털어놨다.
양의지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초 마지막 타자 최주환을 잡아낸 뒤 원종현과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 기자kanjo@sportsseoul.com
양의지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초 마지막 타자 최주환을 잡아낸 뒤 원종현과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 기자kanjo@sportsseoul.com
양의지의 표정 그 자체가 포커페이스였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인데 ‘양의지시리즈’라고 해서 엄청난 압박이 있었다”며 “우연찮게 전 소속팀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서 부담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두산 선수들과의 장난 역시 긴장을 풀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었다고. 양의지는 “긴장이 많이 돼서 두산 선수들과 말도 하고 장난도 쳤는데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4차전부터는 자제했다”며 웃어 보였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서 이미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이번 우승은 더 특별했다. 최고 몸값을 받는 선수인 만큼 우승이 더 간절했고,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컸다. 4년 전과 달리 양의지가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유다. 무심한 척했던 양의지는 “한국시리즈는 한 경기 한 경기가 피 말려서 모든 경기가 다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우승을 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양의지는 앞으로 NC왕조를 건설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양의지는 “선수들이 올해 우승하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기량도 많이 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키려면 자기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껴서 내년에도 잘 준비해 1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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