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새달 초 윤곽
文, 캐나다 총리에게 “유 후보가 적임”14國 정상에 일일이 전화로 지지 호소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유 후보야말로 통상 전문성과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구축한 네트워크, 정치적 리더십을 고루 갖춘 후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WTO 개혁 소그룹인 ‘오타와그룹’에 참여하는 캐나다가 WTO 개혁의 최적임자인 유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타와그룹은 캐나다 주도로 만들어졌으며, 한국과 EU, 호주, 일본, 브라질 등이 참여한다. 트뤼도 총리는 유 후보의 경험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선전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이 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정상과 통화를 한 것은 이날이 14번째다. 앞서 35개국에 친서를 보냈다.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다음달 7일까지는 회원국 모두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당선자를 도출하는 컨센서스(전원합의) 과정이 진행된다.
AFP 등이 이날 EU 27개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에 합의했다고 보도하는 등 선호도 조사에선 유 후보의 열세 가능성이 짙다. EU의 지지는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 및 세계은행(WB) 개발경제학자로 일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경험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를 굳혔다. 미국이 유 후보를 밀고 있지만 불리한 상황이다.
다만 WTO 사무총장은 다수결이 아닌 컨센서스로 결정되는 만큼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아프리카와 유럽 표가 같이 움직이면 중립을 유지하던 다른 표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컨센서스에서 승부를 보려면 물밑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통상 전문가도 “만약 유 본부장이 선호도 조사에서 10표만 획득하더라도 그중 강대국이 ‘아프리카 후보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나오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99년 선거에서 선진국이 지지한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개발도상국이 지지한 수파차이 파닛차팍 전 태국 부총리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해 3년씩 나눠 사무총장직을 맡기도 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10-28 6면